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국민의힘 중진들이 내심 ‘떨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6·11 당권 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기치로 내건 세대교체가 결국 중장년층의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화의 요구를 등에 업고 공정한 경쟁을 천명한 ‘이준석 체제’가 실제로 뜬다면 여의도 문법과 계파 및 지역 프레임에 갇힌 ‘올드보이’들의 입지도 좁아질 확률이 높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 후보는 최근 “제가 제시하는 공정 담론이 당 근간에 자리할 수 있다면 세대교체를 뛰어넘는 큰 체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이와 관계없이 능력 위주의 평가를 당의 체질로 삼겠다는 이 같은 의지는 지역구 다선 의원 등 중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당내 3선의 한 의원은 “보통 경쟁이 없었던 시도위원장 선출 등의 과정에 세대 간 경쟁이 있을 수 있다. 올드보이는 그만하자는 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동시에 지나친 인적 쇄신은 당내 화합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진다.
A 현역 의원은 “화합하지 않고서는 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노·장·청년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B 의원도 “이 후보가 당선되면 당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를 주입하는 동시에 이 후보에게 부족한 경륜을 중진들이 메워주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역시 인적 교체를 통한 쇄신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다. 2일 경남 창원의 박완수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공정한 인재 경쟁 선발을 실행하려면 많은 분을 설득해야 하고 전문가 집단도 필요하다. 그런 역할에는 당의 원로분들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대표 후보들의 기싸움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협공하고, 이 후보 역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대응하고 있다. 텃밭인 영남권 유세를 앞두고 설전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모습이다.
한편 전당대회 후보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PK(부·울·경)와 TK(대구·경북)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전체 당원 선거인단의 약 51%를 차지하는 영남권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당원투표 비중이 70%까지 늘어나는 본경선 결과는 사실상 영남권 표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