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혈액세포·림프계에 생긴 혈액암 수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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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혈액세포·림프계에 생긴 혈액암 수술 못해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06.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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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진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혈액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혈액암은 혈액에 생긴 암으로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다.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이 대표적으로, 피의 구성 성분이나, 피를 만드는 골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계에 생기는 암이다. 과거에는 생존율이 매우 낮아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다. 또 35세 미만 환자의 경우 백혈병이나 비호지킨 림프종이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유명인들과 관련, 뉴스 소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혈액암과 관련 이유진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함께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혈액암 왜 생기나

정상적인 혈액은 조혈모세포에서 몇 단계 분화과정을 거쳐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만들어진다. 혈액암은 이 분화단계에서 악성화가 진행되면서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으로 나눠진다.

혈액암이 생기면 골수의 정상 조혈 기능을 방해해서 감염, 출혈, 빈혈 증상이 쉽게 발생하고, 열과 땀이 나고, 쉽게 피곤해진다.

또 얼굴은 창백해지고, 간 비장·림프절이 정상 범위를 넘어 커지면서 목·겨드랑이·사타구니 림프절이 혹처럼 만져지기도 한다. 또 다발 골수종은 골 통증과 함께 신장 기능 저하도 나타난다.

이런 혈액암은 일반적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선 선천적 유전 이상이나, 면역기능 저하, 항암 방사선 요법, 농약 벤젠 화학약품 노출, C형간염 바이러스·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움직이는 피에 생긴 암은 수술로 치료 못 해

신체에 고정된 부위에 발생한 위암·대장암은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순환하는 혈액세포와 림프계에 생긴 혈액암은 수술로는 치료할 수 없다. 이에 대부분 항암치료가 이뤄진다. 방사선 치료를 택하거나, 중증의 경우 골수이식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이유진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치료로 1차 치료 성공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다만 잔존암까지 뿌리 뽑아서 재발률을 낮추고, 완치를 위해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법이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법이 유리한 혈액암도 많다”고 치료법을 설명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조직 일치해야 가능

‘피를 만들어내는 엄마’ 세포인 조혈모세포는 자가 복제와 분화를 통해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를 지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용하는 경우를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라고 하고, 가족이나 타인으로부터 기증받는 경우는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라고 한다. 이식은 대상 질환과 치료과정에 차이가 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주로 악성 림프종, 다발 골수종 치료법으로 쓰인다. 고용량 항암요법 후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주입해 회복을 유도한다.

다만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일차 치료의 반응 등에 따라 조혈모세포 이식이 방법이나 강도의 차이는 있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은 전처치 항암요법 외에도 항 종양 효과를 유도하게 된다. 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 중증 재생 불량성 빈혈, 골수 증식성 질환에서 사용된다.

이 교수는 “혈액암에 걸렸을 때 누구나 조혈모세포 이식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조직적합항원(HLA)이 일치해야 가능하다. 부모에게 유전되는 HLA가 일치할 확률은 가족간에도 25%이며, 골수은행에 등록된 기증자와 일치할 경우엔 타인 간 이식도 된다”며 “다만 HLA가 일치할 경우에도 거부반응이나, 이식 편대 숙주 반응이 과하게 나타날 수지만 면역억제를 통해 최근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관리가 더 중요

이식된 조혈모세포는 환자 골수에 자리 잡고 정상적인 혈액세포를 만들게 된다. 이 과정을 생착이라 한다. 이런 생착이 이뤄지기까지는 평균 2~4주 가량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혈액세포 감소로 인한 출혈과 빈혈, 감염, 항암치료로 인한 오심, 구토, 식욕부진, 설사, 구내염,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다.

혈액암 환자는 이식 전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무균실에 입원해 항암치료와 이식, 생책, 회복기를 거쳐 퇴원을 한다. 공여자도 조혈모세포 채취 전 건강검진을 거쳐 이식 4~5일 전 조혈 성장 촉진제를 맞고, 채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환자의 경우에는 생착이 된 후에도 수개월 동안 면역력이 저하된다. 질병의 재발과 감염, 숙주 반응 등의 이식 합병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매우 잦은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생착 기간 동안은 부작용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집중적인 치료와 간호가 필요한 시기이며, 생착 후에는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한 합병증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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