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깨문’ 발언 이어 박정희 호평…송영길 연일 금기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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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문’ 발언 이어 박정희 호평…송영길 연일 금기깨기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1.07.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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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기술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여권의 금기 깨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터지고 있다.

조국 사태, 청와대 인선, 당 강성 지지층을 거침없이 비판했던 송 대표는 7일엔 진보 진영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호평을 내놓으면서 역사관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건드렸다. 대선을 앞두고 중도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송 대표는 이날 당 반도체특위 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꺼냈다. 마침 이날이 경부고속도로 개통일이라는 게 직접 매개가 됐다.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포항제철(현 포스코)과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다며 “대단한 성과”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만주국 시절에 야하타 제철소를 벤치마킹한 중국 요동성의 안산 제철소를 벤치마킹했고, 만주철도의 원료를 만드는 현장을 경험했다”며 “그래서 야하타 제철소를 벤치마킹한 포항제철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송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긍정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3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현충원을 찾았을 때 박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 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한다”고 적었다. 잇단 ‘박정희 재평가’를 두고 대선 전 민주당의 확장성을 키우기 위한 계산된 발언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산업화 기틀을 마련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유신 군부의 독재에 대한 평가와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좁혀야 한다며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같은 정책 수정 행보를 이어왔다.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공개 비판하고, 당내 강성 지지층을 ‘대깨문’이라고 표현하며 집단 행동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송 대표의 거침없는 파격 행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대깨문’에 맞춰진 기존의 사고와 행태를 무너트려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특히 특정 대권주자 진영에서는 경선 일정이나 국민면접관 선정, ‘대깨문’ 발언 등으로 논란이 빚어질 때마다 송 대표에게 수시로 사과를 촉구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문 김종민 의원은 송 대표를 겨냥, “당 지도부는 쓴소리로 끝내는 게 아니라, 당이 결속되는 책임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비주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기정 전 의원은 전날 저녁 라디오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소위 대깨문들이 얼마나 열받겠나. 2007년 친문, 대깨문 진영이 정동영 당시 후보를 돕지 않았다는 것은 팩트가 아니고 적절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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