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프시코드’다. 하지만 음악의 표현력에 있어서 두 악기는 완전히 다른 악기라고 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피아노는 건반을 누를 때마다 작은 해머가 현을 두드려 소리를 낸다. 그러니 연주자가 부드럽게 건반을 누르면 작은 소리를, 세게 누르면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반면 하프시코드는 건반 뒤에 연결된 현을 뜯어 소리를 내기에, 음량이 일정했다. 음량의 세기를 미묘하게 조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연주표현에 제한이 따랐다.
170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피아노는 이후 서양음악의 모든 악기 가운데 가장 많은 용도로 활용되는 악기로 받아들여졌고, 그 쓰임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리스트(1811~1886)는 피아노를 ‘모든 악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악기’라고 했다.
울산지역 피아노 전공자들이 이같은 ‘피아노’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생활예술이자 음악교육으로서의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 스스로 무대를 만들고, 대중들과 호흡하며, 피아노의 전성시대를 떠올릴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올해 상반기, 울산피아니스트클럽이 창단준비모임을 가졌다. 회원 수는 이미 50여명에 이른다. 울산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타 지역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거나, 울산대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울산시민들에게 피아노 음악을 즐겁고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독주, 듀오, 실내악 등의 연주회를 제공하여 피아노가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이들은 우선 9월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10월 앙상블연주회, 11월 독주회 등으로 공연무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장소는 울산중구문화의전당으로 이미 대관업무까지 마무리한 상황이다.
창단연주에서는 8명의 전공자가 솔로곡을 들려주고, 10월에는 14명의 전공자가 연탄곡과 4명의 연주자가 두 대의 피아노를 함께 연주한다. 마지막 11월에는 신재인 독주회가 기다린다. 이후에는 음악관련 세미나와 마스터 클래스, 레스너들을 위한 정보공유의 장도 추진한다.
그 가운데 이윤경 울산대 예술대학 피아노전 객원교수가 함께한다. 이 교수는 “전공자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순수 연주자로만 활동하는 제자는 드물다. 연주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것 같다. 창단 준비를 하자마자 참여의사를 밝히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과 함께 9월부터 11월까지 매월 한 차례씩 연주회를 마련한다. 코로나시대, 우리 삶의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잊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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