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13)]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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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13)]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07.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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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단심

지구가 뜨겁다. 그런데 가마솥 같은 열돔 속에서도 무궁화(無窮花)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우리나라 꽃’ 전문(함이영 작곡, 박종오 작사)



1946년 8월 미 군정청은 <초등 노래책>을 새로 엮었다. 그게 최초의 국정 음악 교과서였다. 많은 음악가가 동요 작곡에 참여했는데 함이영은 ‘우리나라 꽃’이라는 동요로 참여했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김메리의 ‘학교 종’, 손대업의 ‘얼룩 송아지’ 등이 실렸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 이 동요를 하루 종일 주문처럼 불렀다.

무궁화는 중국에서 목근(木槿)·순영(舜英)·순화(舜華)·훈화초(薰花草)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렸으나 무궁화로서는 쓰여지지 않았다. 무궁화라는 한글명은 우리나라에서 16세기부터 나타난다. 아마도 한자 명칭인 목근화(木槿花)에서 발음이 변해 무긴화-무깅화-무궁화 등으로 변천해온 것으로 짐작된다.(조항범 교수)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인정된 것은 1896년 독립문 정초 의식 때로 알려져 있다. 당시 주춧돌을 놓는 의식을 할 때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을 넣으면서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 됐다고 한다.

무궁화는 꽃잎 색깔에 따라 배달계, 단심계, 아사달계의 3종류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 중심부에 붉은색 단심(丹心)이 있는 단심계(系)를 가장 먼저 쳐준다. 흰색 바탕에 단심이 박힌 백(白)단심, 분홍색 바탕에 단심이 박힌 홍(紅)단심, 청색 바탕에 단심이 박힌 청(靑)단심 등 3종이 있다. 이 중 애국가 1~3절 후렴에 나오는 무궁화는 모두 홍단심이다. 마지막 4절에 가서야 비로소 백단심이 나와 화려한 대미를 맺는다.

무궁화는 여름철 100여 일간 한그루에서 3000송이 이상의 꽃을 피운다. <산해경(山海經)>에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之國 有薰花草朝生暮死)”라는 기록이 있다.

▲ 이재명 논설위원

시인 남궁억은 무궁화를 널리 보급한 대표적 인물이다. 강원도 홍천의 보리울학교 교사였던 그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벚꽃은 금세 떨어지지만, 무궁화는 오래도록 피어나는 꽃”이라며 예찬했다. 이에 일본 경찰들은 학교 안의 무궁화 8만 그루를 불태웠고, 남궁억은 옥살이까지 했다.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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