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그라피티 작가들 작품 울산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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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그라피티 작가들 작품 울산 상륙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8.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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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찬양(로얄 독)의 ‘한복 입은 백인 여성’.

‘그라피티’(graffiti)를 ‘벽화’ ‘낙서’로 인식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사고를 바꿔야 한다. 힙합문화를 대표하던 그라피티는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주류 문화가 돼가고 있다. 골목과 주택의 빈 공간은 기본이다. 도심 속 대규모 쇼핑몰과 호텔 등은 ‘인싸’들의 성지가 되기 위해 그라피티 작가를 초청한다. 전통적 공간인 뮤지엄 역시 메인 전시장으로 그라피티를 끌어들인다. 1970~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그라피티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 대표문화로 빠르게 자리하는 중이다.

그래피티 작가 심찬양(왼쪽)과 임동주는 종종 함께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래피티 작가 심찬양(왼쪽)과 임동주는 종종 함께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1990년대 ‘검은 피카소’로 불리던 바스키아가 있었다면, 2000년대 이후엔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가 있다. 한국의 그라피티 예술도 못지않다.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임동주(제이 플로우), 심찬양(로얄 독)은 ‘거리의 예술가’에서 이제는 ‘세계적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발돋움, 그들이 스쳐 간 공간마다 뜨거운 화제를 일으킨다.

▲ 임동주
▲ 임동주

두 작가의 작업이 울산에도 상륙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 준공을 앞둔 한 복합상가가 ‘예술과 하나되어 (건축물을)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취지에서 이들 작가들을 초청해 새 건물의 대형 벽면을 송두리째 맡긴 것이다.

‘우리나라 그라피티 1세대’로 불리는 임동주는 ‘상어 얼굴을 한 래퍼’를 작업했다. ‘상어’는 임 작가가 창조한 상어 머리의 반인반수 캐릭터. 작업 속 상어는 복합공간의 성격에 맞춰 현대의 물질문명 속에서 자유롭고 분방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심찬양
▲ 심찬양

임 작가는 “상어와 관련한 연작을 자주 선보인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라피티는 다른 장르보다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캐릭터가 귀여운 이미지는 아니지만, 젊은 친구들이나 어린 아이들에겐 ‘상어이기 때문에’ 공감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라피티의 본고장 미국에서 ‘한복 입은 흑인 여성’으로 이름을 떨친 심찬양 작가도 예의 ‘한복’ 작업을 다시 선보였다. 다만, 이번엔 한복을 입은 백인 여성이다. 그에게 한복은 우리를 지켜주는 그 무엇이자 한국인의 정체성이다. 이를 입은 세계인의 모습을 통해 세계는 하나임을 알리고 싶어한다. 무엇보다 그에게 울산은 어머니가 자란 곳이자 외할머니가 계신 곳이기도 하다.

▲ 임동주(제이 플로우)의 ‘상어 얼굴을 한 래퍼’.
▲ 임동주(제이 플로우)의 ‘상어 얼굴을 한 래퍼’.

심 작가는 “그래선지 울산에서의 작업이 좀 특별했던 것 같다. 한복 캐릭터의 그라피티를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것 같다. 새로운 예술 장르인 그라피티로 우리의 한복과 한글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 작가의 그라피티 작업은 아쉽게도 작업이 완성된 지난 주말 가림막으로 가려졌다.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사고로 훼손 될 우려가 제기됐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부득이 내려진 결정이다. 신축 건물의 오프닝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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