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5년생존율 66%…완치후 관리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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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5년생존율 66%…완치후 관리가 더 중요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08.1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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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으면 다들 죽음부터 생각한다.

‘내가 죽을 확률은 몇 퍼센트일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해 줄까’ 등 온갖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잠을 잘 수가 없다.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찾아온다.

모든 것이 허망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최근 의학 발전으로 암의 진단과 치료 기술이 이전에 비해 좋아져서 암 경험자가 늘고 있다.

이제는 암에 걸렸다고 죽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치료를 받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100m 달리기가 아닌 5년 또는 그 이상 지속하는 긴 마라톤과 같은 힘든 여정이 될 암 치료 기간 환자의 건강한 삶이 유지하도록 본보와 울산대학교병원이 함께 생활수칙, 운동, 영양관리 등을 5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50대 남성 A씨는 최근 심근경색증을 진단받았다. 3년 전 위암을 진단받고, 진료와 검사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받았는데, 갑자기 심장병을 진단받아서 아주 당황스러웠다. 힘든 암 치료도 견뎌냈는데 다른 질병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역설적인 의미에선 이제 더는 암이 불치병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A씨의 경우처럼 우리나라에서 암에 걸려 치료 중이거나 암 진단 후 완치된 암 경험자는 174만여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국민 29명 중 1명이 암 경험자라는 의미다. 65세 이상의 경우 9명당 1명꼴로 암 경험자이고, 남성은 7명 중 1명, 여성은 12명 중 1명이 암 경험자로 주변을 둘러보면 암 경험자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암 진단을 받으면 모두 죽는 것으로 알 정도로,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많이 사용됐지만, 이제는 진부해져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최근 의학기술 발전으로 암 진단과 치료가 과거에 비해 좋아져 암 경험자가 늘고 있다. 실제 전체 암 환자 66%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해 완치된다.
 

◇암 경험자의 건강관리, 만성질환

암 경험자는 진단받은 암이나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경험자 68.7%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었다. 심지어 32.6%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기도 했다. 암 경험자에게서 암을 제외한 사망원인으로는 혈관질환이 18.5%로 가장 높고, 당뇨병(7.8%)과 심혈관질환(6.8%) 등도 뒤를 이어 흔하게 발생한다.

전영지(사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암 경험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이 잘 동반된다. 이런 질환은 암 치료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전영지(사진) 가정의학과 교수
전영지(사진) 가정의학과 교수

◇암 경험자의 건강관리, 예방접종

암 경험자는 일반 성인과 마찬가지로 예방접종 지침에 따른 B형 간염·자궁경부암·독감·폐렴·대상포진 등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도 포함된다.

전 교수는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도 암 환자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잠정적 권고안을 제시했는데, 암 경험자는 백신 접종 우선순위 대상자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암 치료 중이라면, 치료 약물에 따라 세부적인 권고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 경험자의 건강관리, 2차암

전이나 재발이 아니라, 첫 번째 암과 다른 부위에 생기는 새로운 암을 2차암이라 한다. 암 경험자에게 2차암이 생길 위험은 암을 겪지 않은 사람에 비해 20~60% 정도 높다. 이는 흡연, 비만 등 나쁜 생활습관이나 유전적 원인, 암 치료를 위해 받았던 항암·방사선 치료 등이 2차암 발생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 치료 후 받은 검사들은 치료받은 암 재발이나 전이에 대한 검사다. 이에 새롭게 생긴 2차암은 건강검진을 따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암검진만으로도 2차암을 검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전 교수는 “암 경험자들은 항암치료와 암 진단 당시 충격 등으로 건강문제에 불안해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검사를 받거나 오히려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두 부류로 나눠진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암 경험자들도 차근차근 건강관리를 한다면 재발, 전이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자료제공=울산지역암센터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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