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총 104점의 글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영남교류전 형식으로 치러지기에 울산작가 76점, 부산작가 11점, 경남작가 17점으로 구성된다.
서예는 오랜 전통의 시각예술이다. 인격수양은 물론 교양과 심신의 건강을 단련하고 일상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수양의 방법으로 계승돼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은 어렵고 난해하다며 서예를 더이상 찾지 않게됐다. 변화무쌍한 현대사회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박제된 듯 똑같은 문구를 반복하고 흑백이나 농담의 먹선으로 단조로운 작품만 내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서예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낌새를 눈치 챈 작가들도 새로운 창작을 모색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이른바 읽는 서예에서 보는 서예로 전시문화가 바뀌는 중이다. 설사 어렵고 난해한 한자가 그득하다 할 지라도 필선이나 획을 따라 느껴지는, 가슴울리는 그 무엇의 존재감을 느끼게 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이같은 쉬운 감상법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는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 서예의 새로운 면모를 알리는데 서예가 본인들이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울산미술협회 서예분과 회원들이 울산서예가협회로 단체명을 바꾸고 처음 추진하는 행사다. 이를 위해 부산과 경남지역 서예가들도 함께 한다.
작품 규격은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선현들의 한시, 고전 및 말씀들이 많다. 좌우명을 삼아도 좋을 글귀들이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체로 쓰여졌다.
양보성 회장은 “시민들에게 서예작품의 시각적인 다양함과 획의 힘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문화예술로 소통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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