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사랑실버합창단, 2년만에 비대면 정기연주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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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한사랑실버합창단, 2년만에 비대면 정기연주회 가져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8.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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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광역시노인복지관 한사랑실버합창단 연습장면.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방역지침을 지켜며 파트연습 위주로만 진행했다. 이들은 오는 9월5일 비대면공연을 앞두고 있다.
‘내 영혼이 지치고 힘들 때, 괴로움이 밀려와 마음이 무거울 때, 여기에서 당신을 기다릴게요.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을 때까지!’

-합창곡 ‘You Raise me up’ 중에서

무더위 속에도, 폭우가 쏟아져도, 울산시 남구 달동 울산광역시노인복지관을 지나 갈 때면 2층 열린 창문으로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성악가의 힘찬 발성은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성글고 느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온기와 연륜이 묻어나는 여러 갈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지며 발길을 머물게하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완성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울산광역시노인복지관(김태한) 소속 ‘한사랑실버합창단’ 단원들. 문화와 예술로 일상의 활력을 키우는 ‘노래하는 시니어’들을 만나봤다.

한사랑실버합창단은 KBS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달린 바 있다. 이후에도 전국 곳곳을 누비며 하모니로 일군 시니어의 일상을 속속들이 공유했다. 합창으로 완성한 그들의 무대는 듣는 이의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감동을 안겨줬고, 그들을 반기는 곳 어디로든 달려가 기꺼이 ‘행복전도사’가 돼 주었다.

그러기를 10년. 하지만 지난해 연초 본격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들의 활동은 합창단의 존폐까지 논의될 정도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정기연주회 역시 모든 연습을 마무리 했건만 눈물을 머금고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 10주년 정기연주회를 치러야 하지만, 상반기 계획했던 일정에는 도저히 소화하기 어려웠다. 미루고 미루다 겨우 확보한 날짜와 장소는 오는 9월5일 오후 3시30분 울산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이다. 그마저도 비대면으로 치르기 때문에, 열정으로 응원하던 가족은 물론 친구와 이웃 조차 부를 수 없다. 그들의 제10회 정기연주회는 공연 당일 영상으로 녹화 돼 이후 울산지역 노인복지관과 복지관에서 함께 시청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그나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언제라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마음같아선 전체 46명 단원들이 모두 모여 환상의 호흡을 맞추고 싶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럴 상황이 안된다. 공연녹화날을 다가오고, 연습은 해야겠고, 대안으로 선택한 방법은 코로나 방역지침을 지키며 소프라노, 알토, 바리톤, 테너 4개 파트를 나누어 따로 연습하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나마 무대에서 선보일 레퍼토리는 대부분 익힌 상황. 폭염과 폭우가 내릴 때 조차도 누구 한 명 결석 없이 연습에 매진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겨레 사회복지사는 “단원분들 모두가 ‘합창에 진심’임을 알 수 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좀더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천이화 한사랑실버합창단 단장은 “단원 중 최고령은 82세다. 지난 10년 우리곁을 떠나간 단원들도 있다. 이번이 마지막 무대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임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남성 단원들의 실력이 상상이상이다. 김용관 단원은 “정년퇴임을 한 뒤 10년째 합창단원으로 활동한다. 삶의 의미, 활력소를 노래 속에서 찾고있다”고 했다. 이종열 단원 역시 “지난해 공연이 무산돼 아쉬움이 컸다. 어렵사리 성사 된 올해 공연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간 애타게 기다렸던 그들의 무대는 김은혜 지휘자(울산시립합창단 단원)와 함께 샹송, 이태리가곡, K팝, 오페라, 뮤지컬을 넘나들며 오는 9월5일 중구문화의전당에서 이뤄진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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