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암 환자 건강관리]식사 어려울땐 조금씩 자주 먹는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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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암 환자 건강관리]식사 어려울땐 조금씩 자주 먹는것도 방법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08.27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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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라고 하면 대부분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가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표준 치료 이후에도 운동과 식단조절 등이 필수다. 자신의 신체 관리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항암치료 후 제대로 관리를 해야 암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고 암 발병으로 찾아온 우울감과 무기력함 등 정신적 불안감도 해소해 다시금 안정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영양 관리다. 하지만 많은 암 환자들이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암 환자에겐 치료의 일종이 될 수 있는 식사에 대해 김혜정(사진) 울산대학교병원 임상 전문 영양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암 환자에겐 ‘식사도 치료’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리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어떤 식단으로 어떻게 영양을 관리해야 할지 걱정이 앞서게 된다. 암 환자에게는 식사도 치료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영양식을 잘 챙겨 먹어야 면역력과 체력을 높여 길고 긴 표준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오랜 암 치료에 지친 환자들은 식욕 저하와 구토, 소화불량 등의 항암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 끼를 먹더라도 영양소가 골고루 갖추어진 건강한 식단이 필요하다. 건강한 식단은 환자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힘이 된다.

김혜정 울산대학교병원 임상 전문 영양사는 “오랜 기간 항암·방사선 치료 후 체력 회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열량과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는 필수”라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친환경 유기농 식자재로 항암 음식을 구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른 음식 섭취도 중요

암 환자는 식욕부진, 소화불량, 흡수불량은 물론이고 씹기와 삼키기가 힘들어 영양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영양 상태가 나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의 치료에 잘 견뎌내기가 어렵다.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체중과 근육 감소 등으로 온몸이 쇠약해지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 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음식을 과잉 섭취하거나 반대로 먹지 않아도 영향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된다. 즉 음식을 적절히 고르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잘 섭취하려고 해도 종양에서 배출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미각을 변화시키고 식욕을 떨어뜨리기에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김 임상 전문 영양사는 “암을 치료하는 과정은 환자 자신은 물론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자칫 영양 불균형이나 영양실조로 이어진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가 될 수 있기에 영양사와 상의해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식단을 준비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음식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먹기

암 환자에 적합한 식단으로 식사를 준비해도 오랜 항암치료로 인해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 부진이 있다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입맛이 당길 때마다 소량으로 자주 섭취하거나, 2~4시간 간격으로 먹으면 된다.

▲ 김혜정(사진) 울산대학교병원 임상 전문 영양사
▲ 김혜정(사진) 울산대학교병원 임상 전문 영양사

식사량이 현저히 적다면 간식을 섭취하고, 양이 계속 적다면 특수 영양 보충 식품을 이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고형물을 먹기 힘든 경우에는 주스, 수프, 유제품 등을 마시면 되지만, 과다한 수분 섭취는 포만감을 주기에 식사할 때만큼은 피해야 한다.

분위기도 중요하다. 음식 냄새가 나지 않도록 환기를 잘 시켜주고, 한 번쯤은 평소 좋아하던 장소에서 즐겨 먹던 음식을 먹는 것도 해볼 만하다.

입맛이 변했다면 시각과 후각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먹음직스럽고, 냄새가 좋은 음식을 준비한다. 만약 육류가 싫어졌다면 생선, 계란, 두부, 콩, 우유나 유제품을 이용해 단백질을 섭취한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때는 와인이나 맛술, 레몬즙 등 향이 좋은 양념과 새콤달콤한 소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김 임상 전문 영양사는 “맛이 역겹게 느껴지는 음식은 억지로 먹지 않고, 입안을 자주 헹구는 것도 좋다. 특히 금속 식기 대신 플라스틱 식기와 수저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속이 메스껍고 구토 증상이 있다면 공복을 피하고 소량씩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또 식사 후 1시간 정도는 편하게 앉아 쉬면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완화한다. 특히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1~2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차고 시원한 음료수나 더운 음식은 메스꺼움을 심하게 할 수 있어 피할 필요가 있다.

김 임상 전문 영양사는 “구토가 가라앉기 전에는 먹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가라앉고 나면 맑은 미음(米飮)·음료 등 유동식이나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먹어 체력을 보충해 줘야 한다”며 “식사를 잘 못 하는 경우 환자·보호자·의료진 모두 이유를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같이해야 환자가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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