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마음을 가다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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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마음을 가다듬다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9.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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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슬뜨기’를 하고 있는 화담스님.
불교수행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정근수’(精勤繡)는 불보살의 상호를 관하며 명호를 정근하면서, 비단 위에 그려진 체본의 선을 따라 금실을 사용해 사슬뜨기(체인스티치) 자수를 하는 수행법이다. 울산과 부산지역 불자들 중심으로 정근수 수행을 함께 해 온 이들이 있다. 양산 통도사 앞 붓다 숲 정근수 수행센터가 대표적이다. 지도법사 화담스님과 불자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그동안 수행한 결과를 공유한다. 지난 3일에는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 ‘念, 空, 線’ 주제의 작품전도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화담스님은 사슬뜨기 자수가 불교적 수행이라고 말한다. 앞 땀과 뒤 땀이 사슬처럼 연결돼 촘촘히 이어져 있는 모양은 윤회를 보여주고, 올 하나를 뜯으면 단번에 풀리는 게 윤회의 고리를 단박에 끊어내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염불하면서 수를 놓으면 저절로 집중이 된다. 과정에서 생각과 바느질이 일여했는지 사슬모양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슬모양이 원형으로 도톰하게 올라온 게 잘 한 자수다. 타원형 사슬은 빨리 한다고 줄을 세게 당기거나, 땀을 크게 뜨면 생긴다. 불보살님을 모시는 일이라 생각하고 정성을 쏟으면 사슬 모양도 달라진다. 그러려면 자신이 가진 성품을 다스리고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때문에 정근수는 위빠사나에서 말하는 집중과 살핌과 알아차림의 수행이며, 부처님 상호를 그리니 불상관 수행법을 포함한다.

수행의 결과물은 어떻게 활용될까. 스님은 “부처님 전에 공양해도 좋고 집에 모셔둬도 된다. 또 임종을 맞은 가족을 덮어주고 화장할 때 같이 태우며 극락왕생을 발원할 수 있다. 금실로 조성한 불보살상은 공부하는 방이나 자녀의 방에 모셔두어도 좋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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