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암 환자 건강관리]관대한 음주문화가 암발병 위험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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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암 환자 건강관리]관대한 음주문화가 암발병 위험 높인다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09.10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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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암 발생 원인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흡연의 위해성이 알려지면서 금연구역도 늘어나고, 흡연 인구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흡연 못지 않게 국민들이 널리 섭취하고 있는 술도 1군 발암물질이다. 3000만여 명이 음주를 하고 있는데도 대다수가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즐기고 있다. 소량의 음주도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을 일으킨다. 옥민수(사진)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와 함께 암 예방에 있어 금주의 중요성과 함께 울산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금주에 대한 인식에 대해 알아 본다.
 

생활 속 절주 실천수칙
생활 속 절주 실천수칙

◇1군 발암물질 ‘술’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술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술을 마시면 가장 먼저 알코올이 닿는 입속 구강암은 물론 인후암, 후두암, 식도암, 위암, 간암, 유방암, 직장·대장암, 췌장암 등 거의 모든 암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 하루 1잔의 가벼운 음주(알코올 섭취량 12g 이하)라도 구강암·인후암 17%, 식도암 30%, 간암 8%, 대장암 7%, 유방암 5%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국민 암 예방 수칙 중 음주에 관한 지침에서 종전 ‘하루 한두 잔 이내로 마시기’ 부분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금주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음주에 관한 문화가 관대한 편이고, 금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다른 건강 수칙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하루 1~2잔의 술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많다”며 “음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고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으로 음주에 대한 규제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예방 위한 금주인식 여전히 부족

암 관리 정책을 세우기 위해 올해 울산시민 6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암 예방을 위한 금주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나타난다.

설문 참가자에게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등 ‘국민 암 예방 수칙 10가지’ 수칙을 제시한 결과 ‘술은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가 세 번째로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암 예방 수칙 중 지키기 어려운 수칙 3개를 선택하라는 질문에서도 ‘술은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는 3순위(12.4%·1+2+3 합계: 37.5%)로 꼽혔다. 울산 시민들은 가장 지키기 힘든 것은 첫 번째로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32.6%·65.8%), 두 번째로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20.0%·53.7%)를 선택했다.

현재 음주를 하는 응답자 중 술을 자제하지 못하는 이유로 ‘술을 즐기기 때문에/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37.0%)를 꼽았다. 또 ‘필요성을 못 느껴서’(32.7%), ‘회식 및 친구들의 모임에서 술을 거절하기가 어려워서’(22.0%), ‘술을 많이 마셔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서’(18.0%) 등의 순으로 금주를 못 하는 사유로 들었다.

암 예방을 위해 하루 술 한두 잔도 피하라는 권고에 대해 설문 참가자들은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다’(47.4%), ‘특별히 신경 쓰지 않을 것’(19.9%) 등 금주에 부정적인 응답이 67.3%를 차지했다. ‘암 예방을 위해 음주 자제’응답은 19.9%에 불과했다.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옥 교수는 “울산 시민의 암 예방을 위해 금주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돼야 한다. 생활 속에서 금주나 절주를 실천하도록 교육과 캠페인을 지속해서 펼칠 필요가 있다”며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고, 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는 등 생활 속 수칙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옥 교수는 “더불어 음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고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으로 음주에 대한 규제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세 인상, 공공장소 내 음주 규제, 주류 광고 금지 등 좀 더 강력한 금주 정책을 울산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울산지역암센터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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