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예술회관 중견작가초대전 ‘날아오르리’, 내공 느껴지는 탄탄한 작품들 ‘감탄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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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화예술회관 중견작가초대전 ‘날아오르리’, 내공 느껴지는 탄탄한 작품들 ‘감탄이 절로’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9.17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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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미술을 지탱하는 중견작가초대전이 울산문화예술회관 1~3전시장에서 25일까지 이어진다.
▲ 울산미술을 지탱하는 중견작가초대전이 울산문화예술회관 1~3전시장에서 25일까지 이어진다.
큰일 날 뻔 했다. 하마터면 이 모든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통째로 날릴 뻔 했다. 15일 개막과 동시에 폐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 전시가 하루만인 16일 전격 재개됐다.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울산문예회관 전 공간이 폐쇄됐지만 다행히 추가확진자가 없어 하루만에 정상운영으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울산문예회관, 새로운 작업에 매달렸던 작가들, 익숙한 작가의 새로운 작업에 목말랐던 시민들 모두에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중견작가전 초대작가는 25명이다. 울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낯익은 이름들이다. 일가(문하생)를 일궜거나, 본인의 작품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했거나. 울산보다 타 지역에서 더 인지도가 높은 이름도 보인다. 그들 모두가 이번 전시를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박하늬 작가의 ‘미술도서관’은 만화경 속 요지경을 옮겨놓은 듯 상상과 일상, 명작과 모방, 사람과 동물세계의 경계를 유쾌하게 연출한다.

최일호 작가의 조각품 ‘Human instinct’는 전시장 기둥에 기대듯 서 있다. 물성의 본체와 빛으로 완성한 그림자 형체를 통해 자아정체성이 무엇인가 묻고 있다.

최병화 작가는 이번에도 ‘그릇’(器·기)을 내놓았다. 옴폭하게 들어간 빈 그릇이 도자의 질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서양화로 재현한 동양화의 여백미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새둥지 모양의 설치작품이 놓였다. 김창원 작가의 ‘태고로부터’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형은 물론 본질마저 바뀌는 모든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삶의 영속성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라상덕 작가의 숯 그림도 나왔다. 판넬 위 숯가루로 완성한 작품 속에서 작지만 쉽사리 꺼지지않는 불씨를 발견한다. 캔버스는 아궁이, 불꽃을 피우는 붓은 부지깽이라고 했다.

‘관조적 관념 회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최성원 작가의 대작은 유난히 사람들의 걸음을 더디게 한다. 작품제목 ‘그 곳’을 바라보며 절제로써 오히려 한계를 푼 작가의 상상력에 탄복하게 된다. 장지원 작가의 피고지는 수국꽃 정물, 김덕진 작가의 톤레삽 호수풍경 역시 휴대폰 셔터소리가 유달리 많이 들리는 구역이다.

25명 모두는 울산미술을 지탱하는 중추들이다. 그들의 150점 최근 작품을 울산문예회관 1~3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동선과 조명 등 배려가 느껴진다. 많은 수의 작품을 늘어놓고도 흐트러짐없이 정갈하다. 전시는 25일까지 이어진다. 다만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연휴기간(20~22일)에는 정작 문을 닫는다니 아쉽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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