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부터 꿈을 기록해 온 국동완 작가. 그는 ‘여긴 처음 보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놀던 곳이다’라는 문장을 글자 조각으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
각각의 조각은 분명한 의미 대신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꿈과 닮았다. 처음 보지만 낯설지 않은 장소에 놓인 글자 조각은 그것이 놓이는 장소에 따라 작가에게 다양한 감각을 안겨준다.
그곳이 어디든 ‘집’이 되도록 만들고, 미지의 기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글자들은 세워 놓은 책을 연상시키는 ㄷ자 구조의 철판으로 제작된다. 관람객이 들어가거나 둘러앉거나 기댈 수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이라는 새로운 ‘집’에 놓은 글자들은 철새공원을 찾는 동물이나 시민들에게 언어 이외에 또다른 소통 방식을 제안한다. 그 의미 전달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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