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하울라스’(Jaulas·새장)를 통해 갈등의 서사를 드러내 보인다. 작품을 구성하고있는 우리(cage)는 각자 부서지고 망가진 동물조각을 하나씩 품고 있는데, 그것들은 마치 적수, 또는 시간이 주는 폭력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어 굴복한 파편으로 보인다. 우리(cage) 안에 차갑게 식어버린 유해는 그들 또한 어떤 갈등의 목격자였음을 우리에게 강렬히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사라져 간 동물들의 존재가 영원히 반복되는 풍경속에 기억되고 기념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그것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숨겨둔 것들과 보이지않는 것들이 공존하는 자신만의 서사를 창조할 것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상단부분에 설치된 뼈는 울산지역에서 자연사한 야생조류종인 회색머리아비와 중대백로의 한부분이다. 작품이 기념하고자하는 생사반복의 의미를 현지에 서식하는 동물의 뼈로 보여줘 그 것이 발견된 장소에 대한 해석을 담고자 한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