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예방접종, 코로나백신 예방효과 커…현명한 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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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예방접종, 코로나백신 예방효과 커…현명한 판단 필요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10.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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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중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산모와 상담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인플루엔자 접종 등 최근 맞아야 할 접종이 많다. 코로나 백신은 전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지만, 여전히 접종을 고민 중인 사람도 있다. 바로 임신부다. 임신 중에는 대체로 평소보다 안전지향이 된다. 호르몬으로 인해 본능적으로 예민해지고, 복부 불편감 등 각종 통증과 불안함이 가중되면서 더욱 더 그렇다. 이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좋은 것인지 백신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하는 임신부가 주위에 많다. 임신 중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비롯해 각종 예방 접종에 대해 정의중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임신부 접종 들어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은 전통적으로 한번 개발되면 수많은 사람에게 장기간 시행된다. 이 때문에 개발 기간이 길고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 데이터가 축적돼 안전하게 일선에 보급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안전성이 확보된 만큼 임신 중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권하는 종류는 독감 백신, A형간염 백신, B형간염 백신, 백일해 백신, 코로나 백신 등이 있다. 자궁경부암(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접종해도 문제가 없지만 되도록 접종을 미룬다. 이 백신들은 모두 배양한 병원체는 죽었지만, 항원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 만든 사백신이다.

반면 병원체가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힘을 약화한 생백신을 사용하는 홍역과 풍진 등은 임신 중 접종을 절대 하지 않는다.

문제는 코로나 예방 백신이다. 다른 백신과 달리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가 없다. 개발 당시 임신부 대상 임상이 실시되지 않아 먼저 접종이 시행되고 나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

정의중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미국, 이스라엘에서 임신부를 대상으로 코로나 예방 접종을 진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8일부터 임신부에 대한 접종이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mRNA 백신인 모더나, 화이자 백신에 대해서 임신부 접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임신부 접종 비율은 체감상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안전성 높아

접종의 이득이 크더라도 평소보다 안전을 지향하는 임신부에게 안전은 필수다. 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와 받지 않은 임신부 사이에 조산, 유산, 기형아 발생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또 백신 접종에 따른 임신성 당뇨, 고혈압 등의 질환과 조산, 선천성 기형, 미숙아, 사망 비율도 미접종 임신부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바로 이런 점이 정부가 임신부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권장하게 된 이유다.

정 전문의는 “임신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취약해 감염되면 중증 폐렴 등이 올 가능성이 두 배 정도 더 높다”며 “코로나 예방 백신을 맞은 임신부의 항체가 태반이나 모유로 넘어가면서 아기에게 수동면역이 생긴다는 이점도 있다”고 접종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 정 전문의는 “미국에서 코로나 예방 백신을 맞은 임신부 3만5600명에서 일반적인 몸살기, 통증, 피로감 이외의 중증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언제 해야 하나

임신 중 접종 시기는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 접종 시기는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하면 된다. 다만 임신 13주 이전에는 입덧 등으로 산모의 불편·불안감이 증가할 수 있고, 태아의 장기 형성이 활발할 시기라 고열이나 몸살 등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이 시기를 빼고 접종하면 된다.

또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후 1주 이내에는 수술 스케줄을 잡지 말라는 권고도 있다. 분만을 앞둔 산모라면 응급 제왕절개 가능성이 있기에 주치의와 상의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후 주사 맞은 팔의 통증, 두통,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열이 나면 휴식을 취하고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권한다. 특히 임신 초기 열이 나면 태아 기형 등의 위험성이 있어 열을 낮춰야 한다. 이틀 정도 약을 먹어도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질 출혈, 복통, 가슴 통증, 압박감, 불편감, 호흡곤란, 호흡 시 통증,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실신 등의 증상은 반드시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정 전문의는 “진료 현장에서 개인의 알레르기 성향, 백신별 부작용 빈도, 사회적 질병 노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백신 접종을 권유하기도 미루기도 한다”며 “지금은 근거 없는 낙관도 불안도 하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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