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 일교차 큰 환절기 ‘붉은 얼굴’ 방심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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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홍조, 일교차 큰 환절기 ‘붉은 얼굴’ 방심 금물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1.11.0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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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흔 울산제일병원 피부과 과장이 안면홍조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낮과 밤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며 체감 온도가 상당히 내려갔다. 근교 산은 물론 도심에도 제법 단풍이 붉게 물들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피부가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얼굴에 붉은 기가 더 심해진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직접적으로 마스크에 의한 마찰이 발생해 얼굴 피부가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얼굴에 발생하는 홍조는 자신감 상실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안면홍조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이성흔 울산제일병원 피부과 과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땀나고 얼굴 붉게 달아 오르고

안면홍조는 얼굴, 목, 상체가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면서 피부가 붉어지는 모세혈관확장증을 말한다.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얼굴이 붉게 변하게 오래 지속하는 증상이다. 이때 땀이 나거나 불쾌감, 두근거림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안면홍조는 짧은 시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히스타민과 같이 혈관을 확장하는 물질이 분비되거나 피부 아래 혈관의 확장과 수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활성화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부가 장시간 붉은 상태를 유지하는 홍반과 차이를 보인다.

안면홍조 원인으로는 폐경, 음주, 음식 또는 생리적인 현상이 있다. 폐경 후 여성이 흔히 경험하는 증상 중 하나이기도 하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010년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후 여성의 42%가 안면홍조를 경험하고 폐경 후 5년 이내인 여성에게 더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폐경 후 안면홍조가 지속하는 기간은 평균 1.5년이었다. 안면홍조가 있는 여성 25%는 5년 정도 더 지속했다.

이성흔 울산제일병원 피부과 과장은 “자율신경은 땀샘을 조절한다. 자율신경 활성화로 나타나는 생리적인 홍조나 폐경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안면홍조는 땀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며 “홍조가 주로 뺨을 중심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은 이 부분 혈관이 비교적 굵고 피부 표면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황하거나 화나는 상황에서 얼굴이 약간 달아오른다거나 운동이나 사우나를 한 뒤 뜨거운 음료나 커피를 마실 때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더울 때 땀이 나는 것처럼 생리적이다.

개인적 차이는 있지만 적은 양의 음주에도 심한 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을 체내에서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때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하이드가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을 방출해 혈관을 확장 시켜 안면홍조가 생기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맵거나 신 음식도 홍조를 유발한다. 이는 ‘미각 홍조’로 보통 얼굴 한쪽에 나타난다.

이 과장은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안면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땀은 나지 않지만, 안면홍조가 오랜 시간 지속하다 원인 물질인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홍조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찬바람 직접 닿는 것 최소화

폐경 후 안면홍조가 수시로 발생했다면 폐경이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자궁적출로 생리를 하지 않는 여성이 안면홍조가 있다면 호르몬 검사를 통해 폐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약물에 의한 안면홍조가 의심될 때는 우선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의사에게 복용 중인 약물 중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는 약제가 포함돼 있는지 물어보고 가능한 대체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 가운데 폐경 후 안면홍조가 나타났다면 여성 호르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여성 호르몬 치료는 안면홍조뿐만 아니라 안면홍조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전시키며, 비뇨생식기계 기능 개선이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만약 유방암이 있었거나 유방암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다른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사용하는 비약물 치료를 권장한다.

치료에 앞서 찬 바람이 부는 계절 안면홍조 예방과 증상 완화도 중요하다.

우선 예방을 위해서는 최대한 모세혈관을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더운 곳보다는 서늘하고 쾌적한 곳이 좋다. 특히 인체 중심 체온을 급격하게 높아지게 만드는 사우나나 찜질방 등은 피해 주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에서 오랫동안 목욕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 고추나 후추가 많이 포함된 맵거나 짠 음식은 자율신경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초콜릿과 치즈 등도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음주하게 되면 체내 대사에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안면홍조를 유발하고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먹는 횟수는 줄이도록 하고 과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장은 “조금 있으면 기온이 더 내려가는 겨울이다.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 직접 살에 닿는 것을 최소화해주고 목도리 등을 착용해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며 “추운 장소에서 따뜻한 실내에 들어가기 이전에 가볍게 손바닥을 이용해 볼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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