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오랫동안 선출직 지자체장 경력을 다져왔지만, 여의도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 정치인’에 가깝다.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입당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중앙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7년 검사’에서 대선무대로 직행한 정치신인이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8개월만에 대선후보 자리에 올라섰다.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당 대선후보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국회의원 경력 한 번 없는 변방의 아웃사이더이다. 그런 저, 이재명에게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겨 주셨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2021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원 0선’ 대통령 후보 윤석열이다. 어제 국민의힘에서 막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여의도 외곽 주자들이 여야의 ‘대선 간판’으로 나선 것은 ‘87년 체제’ 이후로는 처음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9선, 6선의 의회정치를 경험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선 의원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이들 ‘0선 후보’의 소환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누가 되더라도 국정운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대(對)의회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치를 토대로 한 의회의 입법 및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이 후보의 경우 경기도의회, 성남시의회 등과 의회 협상을 해왔지만, 원내 경험이 없는 것은 국회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생 검사’ 출신인 윤석열 후보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석화 같은 추진력이 필요한 수사 영역과 달리 ‘주고받기식’ 지루한 협상을 거쳐야 하는 정치권 생리에 익숙지 않을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극심한 여소야대 정국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2024년 총선까지 최소 2년간 ‘국민의힘 103석’만으로는 주요 국정과제 입법이 어려울 수 있고, 180석에 육박하는 범여권의 ‘법안 프리패스’를 지켜만 봐야 할 수도 있다. 윤 후보는 거기다 향후 본선무대에서 고발사주·가족·실언 ‘3대 리스크’와 관련된 검증의 시간을 갖게된다.
결국 의회정치 경험 부족의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하면서 여의도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은 ‘0선 후보’의 장점을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전달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두수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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