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라는 이름의 전국 순회 프로젝트의 첫번째 일정으로 울산을 선택한데는 울산의 국가산업단지에서 타오른 희망의 불빛이 대한민국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의 키워드인 ‘대한민국 대전환’과 공통분모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울산 중앙전통시장을 방문한 이 후보는 최근 낙상 사고를 겪은 아내 김혜경씨가 좋아하는 뻥튀기와 장모에게 선물할 신발을 비롯해 고기, 점퍼 등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구매하면서 상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이 후보는 많은 인파 속에서도 시민들의 ‘셀카’ 요구에 일일이 응했다.
이어 울산시의회를 찾은 이재명 후보는 울산 청년들과 만나 젊은 세대의 고민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여성·청년·지방 분권 등 정책을 부각하며 표심 구애에 나섰다.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청년은 기성세대에 비해서 매우 적은 기회 때문에 경쟁이 격화되고 어쩌면 둥지에서 밀려날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경쟁이 아닌 전쟁을 치르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면서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저성장의 원인이 된 불평등과 양극화, 격차와 불공정을 조금이라도 고쳐내야 한다. 또 우리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 전환 위기인 소위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 같은 위기의 국면에서 국가의 대대적인 역할을 통해 새로운 산업 전환, 신산업 창출,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는 본질적으로 꼰대일 수밖에 없다. 꼰대 아닐 것 같은 꼰대”라고 자신을 규정한 뒤 “저한테 그렇게 묻는 여러분들도 곧 ‘당신은 꼰대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고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 고통스러운 것 같다”며 “그래서 좀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이른바 ‘검사 사칭’ 전과와 관련, “부동산 불법을 막다가 검사 사칭하는 피디 옆에서 검사 이름을 가르쳐 줬다고 검사 사칭 공범이란 전과가 있다”면서 “주인의 일을 대신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 찢긴 상처다. 머슴이 일 잘하면 되지, 우아한 머슴 뽑으세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금도 (남성의) 60%지, 승진도 잘 안 되지, 아이들 키우고 보육하느라고 경력 단절되면 복귀 안 되지. 그걸 보전해서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걸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설명했다.또 이 후보는 “‘청년부’를 만들면 어떻냐고 하는데 제가 부, 조직을 만드는 것은 쉽게 제시하지 않는다”면서도 “필요하다는 건 안다. 고민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노동자가 존중되는 사회라는 것은 사실 불로소득을 없애야 한다”며 개발 이익 공공 환수 등 정책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상적 자산을 통해 형성되는 자산의 증가는 다 용인해야 한다”며 “뺏을 방법도 없다. 샀는데 집값이 올랐다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경제성장의 답보상태, 지역 불균형, 지방 인구감소 등에 대한 대책을 질의했다.
이 후보는 답변을 통해 수도권 위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집중현상 및 차별과 이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 지방청년의 불안감 공감,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울산 방문을 마친 이 후보는 총 8주 동안의 일정에 걸친 전국 순회에서 자신의 장점으로 ‘정책 추진력’을 내세워 민심을 파고드는데 주력한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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