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절경 읊은 옛선비의 한시 두수 더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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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절경 읊은 옛선비의 한시 두수 더 찾았다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2.0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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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울산12경’은 울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별 해 하나로 묶은 것이다. 이는 아주 오래 전, 역사 속 그 어느 시기에 울산을 다녀가며 풍경을 예찬하는 글을 남긴 선비들의 한시에서 유래됐다. 시작은 고려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후기 당대 최고 지식인, 설곡 정포가 울산 고을 수령으로 있으면서 지었다는 ‘울주팔경’(蔚州八景)이다. 그 흐름은 ‘울주팔경시’ ‘학성팔경시’ ‘울주팔영’ ‘학성팔영’ ‘울산팔영’ 등으로 조선후기까지 글쓴이에 따라 제목을 달리하며 이어졌다. 모두 울주군 또는 울산부 일원의 8가지 빼어난 경관을 대상으로 지은 한시들이다.

엄형섭 울산지역향토사가가 그 맥을 잇는 새로운 한시 두 수를 찾아 내, 울산향토사연구회가 최근 발간한 <향토사보>(제32집)에서 공개했다.

고려조 정포가 남긴 ‘울주팔경’은 평원각(平遠閣), 망해대(望海臺), 벽파정(碧波亭), 은월봉(隱月峰), 태화루(太和樓), 장춘오(藏春塢), 백련암(白蓮岩), 개운포(開雲浦)였다.

하지만 후대로 오면서 그 장소는 조금씩 변해갔다. 엄형섭 박사는 논고 ‘새로 찾은 울산팔영(蔚山八詠) 한시’에서 학음 심원열(1792~1866)과 심산 김창숙(1879~1962)의 울산팔영을 각각 공개한 뒤 그 번역문을 함께 붙여 소개한다.

학음의 울산팔영은 그가 남긴 <학음산고> 속 한시들이다. 엄 박사는 ‘울산팔영이라는 하나의 제목으로 묶어져 있지는 않으나, 그 내용으로 볼 때 분명히 울산팔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논고의 내용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 울산을 다녀간 학음은 울산팔영으로 △학성의 아침구름 △반구정의 저문 비 △백양사의 새벽 종소리 △태화강의 돌아가는 배 △삼산의 지는 노을 △이수의 갈매기와 해오라기 △어풍대의 물결소리 △오산의 달빛을 꼽았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칠언절구시를 남겼다.

그로부터 약 100년 뒤의 울산사람 심산은 ‘울주함월산팔영’을 남겼다. 다만, 엄 박사는 ‘심산의 팔영은 함월산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울산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따라서 울산팔영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심산의 울산팔영은 △백양사의 저녁 종소리 △무산의 숨은 달 △학성의 돌아가는 구름 △구강의 성근 비 △삼산의 소금 굽는 연기 △어풍대의 저녁 물결 △선암의 지는 노을 △염포의 돌아가는 배로 정리되고, 역시나 칠언절구로 각각의 주제를 표현했다.

엄형섭 박사는 “울주팔영에 대해서는 선행연구논고들이 있다. 이번 연구는 새로 발굴한 두 편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고 거칠게나마 번역문을 붙이는데 중점을 뒀다. 심도있는 연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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