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 퇴원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면서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7년 3월31일 구속된 이후 공식석상에 선 것은 5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31일 새벽 영장심사 후 곧바로 구속 수감된 이후로 박 전 대통령의 육성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와 비슷한 형태로 단정히 빗어 올린 헤어스타일에, 옅은 화장도 한 모습이었다. 베이지색 마스크 위로 얼굴은 절반만 보였지만, 환한 표정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약 1분가량 짧은 인사말을 마치고 제네시스 차량으로 이동했다.
앞으로 계획 등을 묻는 추가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입구 우측에 도열해있던 정치권 인사들과 따로 인사를 하거나 눈길을 주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퇴원 현장에는 옛 친박(친박근혜)계 정치권 인사들이 집결했다. 앞서 출소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경환 전 부총리,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비롯해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와 여당에서 요직을 맡았던 핵심 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현직 의원 중에는 국민의힘 윤상현 박대출 윤두현 윤주경 의원이 눈에 띄었다.
또 지지자 200명이 이른 아침부터 병원 출구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을 기다렸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박근혜’ ‘대통령님’을 연호했고, 정계 인사들은 이들을 바라보며 묵묵히 박수를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고 떠난 뒤로 일부 지지자들은 정치인들을 향해 “윤석열은 내란범죄자” “배신자, 쓰레기들은 다 모였어” 등 일부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이나 소란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난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축하난을 보내며 “다음주라도 찾아뵙고 싶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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