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새 종정 성파스님, “불교 주축돼 다져진 우리 전통문화, 세계무대 자리매김 위해 매진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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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새 종정 성파스님, “불교 주축돼 다져진 우리 전통문화, 세계무대 자리매김 위해 매진할것”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2.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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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조계종 새 종정으로 추대된 성파스님이 24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 제15대 종정 추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성파스님은 지난해 12월 종정으로 추대됐고, 종정 임기는 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한국불교는 그 어디와 견주어도 뒤지지않을 사상과 체계로 수천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우리 불교가 우리의 전통과 정신문화 주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봉 성파 대종사 제15대 종정 추대 기자간담회가 24일 양산 통도사에서 열렸다. 오는 30일 조계사에서 열릴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취임 법회를 앞두고, 자신의 거처에서 먼저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기자들이 3배의 예를 갖추자 스님은 “‘산승’일 뿐이데 너무 거창하다. 이왕 왔으니, 차 한잔 하면서 다담을 나눈다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은 종단 운영에 대한 입장은 물론 어려운 시기의 사부대중을 위로하는 메시지까지 오랫동안 이어졌다.

-교시 ‘常要淸規(상요청규) 必須和睦(필수화목) 普利群生(보리군생)’에 대한 설명은.

“항상 규율을 따르고, 화목하며, 지혜로서 두루 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말입니다. ‘청규’는 ‘질서’이고, 일반사회로 치면 ‘법’이지요. 개개인이 다르니 여럿이 잘 살려면 잘 지켜야 합니다. 남이 본받도록 모범을 보이자는 우리 모두의 다짐과 같습니다.”

-가르침과 깨우침의 순간은, 수행자로서의 삶 중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언제였는지.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 해 60여년 세월을 보냈습니다. 스승은 법을 전함이 없이 전하고, 말없이 말을 전하는 법을 보여주셨지요. 가르침과 깨우침은 원래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것이라, 제3자에게 이것이다하고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평상심이 도(道)라고 하셨는데, 그걸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아름다운 시절은 따로 있지 않고, 수행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 현재까지 나날이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회갈등, 양극화 그리고 전쟁까지 모두가 힘든 오늘에 대한 말씀은.

“지구상에는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늘 갈등이 있었지요. 반목과 질시의 ‘입도끼’로 쪼아대고, 서로에게 총을 쏘아대고 있습니다. 온갖 악재보다 더 악랄한 것이 인간의 악심입니다. 인간에게는 선심(善心)과 악심(惡心)이 있는데, 어느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선심을 가진다면 봄바람 같은 선풍(善風)이 불어올 것입니다. 항상 걱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으나, 역량이 안되니, 이렇게 산골에 앉아서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 하실 말씀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말을 잘 하는지, 우리가 함부로 입을 댈 수가 없어요. 어찌해야 한다는 건 본인들이 더 잘 압니다. 우리는 그들이 뱉은 말을 얼마나 잘 행하나 안하나 지켜볼 뿐이지요. 이래라 저래라 당부할 일은 아니고, 간섭할 일도 아니지요. 다만, 지켜볼 뿐 입니다.”

-역대 종정 가운데 문화예술 방면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한데 대한 의견은.

“일반 승려로서 여가를 보내며, 일상의 삶으로, 수행의 방편으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된장도 담그고, 옻칠회화, 옻칠도자, 한지까지 만들게됐지요. 그런 사람이 종정이 되었으니,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놔두면 좋겠습니다. 종정이 되었다고 달라질 게 있겠습니까.”

-유달리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시는데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잃지않도록 한말씀 더한다면.

“나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합니다. 전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인식한 바 있으니, 종정이 되어도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만큼은 계속 이어갈 겁니다. 미술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서양에는 한치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요. 확신하는 바가 있으니, 지체 없이 그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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