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같은 시간에 각각 브리핑을 갖고 동시에 발표했다. 이날 회동은 만찬 형식으로 이뤄지며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청와대 회동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되면서 대화 주제와 분위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측 브리핑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
이에 윤 당선인이 “국민의 걱정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취지의 답변을 청와대에 전하면서 만찬 회동이 성사됐다.
이같은 일정 조율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사이에서 이뤄졌으며 전날 저녁 최종적으로 일정이 확정됐다. 회동을 위한 양측 실무 협의는 지난 25일 오후 재개됐다는 것이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양측은 이번 회동이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윤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등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청와대의 회동 제안을 보고받자마자,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다. 코로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안보 우려와 관련해 직접 국민들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의미 있으려면 유의미한 결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선 늘 일관된 기조였다. 그런 점에서 결론을 도출하고, 자연스럽게 두 분이 국가적 현안과 과제를 이야기할 기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지난 3월9일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으로서는 가장 늦게 이뤄지는 것으로 이제까지 최장 기록이었던 19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김영삼(YS) 당시 당선인 간 18일 만의 회동보다 하루가 더 걸린 셈이다.
장성민 대통령 당선인 정무 특보는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날이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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