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원정 응원단에 대한 좌석 규제를 철폐하고, 중앙 로열석 등 경기 관람에 용이한 일명 ‘금싸라기’ 좌석을 원정 팬에게 제공한다. 팬 친화적 구장 운영을 위한 조치란 설명이지만 대기업이 밀집해 있는 산업수도 울산의 특성을 감안한 관중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부분의 프로축구 팀의 구단주가 대기업으로, 울산이 상대적으로 원정 팬이 많은 현실적인 요인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울산은 오는 18일 오후 7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부터 서포터스석인 S석 맞은편 좌석 ‘N석 1,2층 전체 좌석’을 원정석으로 지정해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전체 좌석의 최소 5%를 원정 응원단에 개방하는 것이 원칙으로, 대부분의 K리그 팀들은 원정 응원단 구역을 반으로 나누거나 일부 소규모 구역만을 할당해 원정 응원단에 개방해왔다.
원정 응원단 좌석을 소규모로 또 원정석 구석으로 할당하는 것은 홈 팬들로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인기 해외 리그에서도 일반적인 형태지만, 울산은 K리그 실정과 리그 흥행, 상호 존중의 이유로 원정석 전체 개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상호 형평성’에 입각해 원정 응원단 정책을 취해오고 있다. 지난 8년 전부터 상대팀이 울산 홈경기장(문수축구경기장) 원정팬 입장권보다 더 높은 금액을 (울산) 원정팬에게 산정한 경우 해당 구단 원정 팬이 울산에 올 때는 ‘같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상호 형평’에 맞게 티켓 정책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번 원정팀에 대한 중앙 좌석 제공은 ‘상호 형평성’보다는 원정 팬을 ‘팬’으로서 인정하고, 더욱 더 많은 원정 관람을 유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울산은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울산을 응원하러 먼 길을 오가는 울산의 원정 응원단이 타 경기장에서도 존중을 받고 울산을 더 열렬히 응원하기 바라는 구단의 바람이기도 하다.
울산은 지난 3년간 초반 강세, 후반 약세를 반복하며 준우승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번 시즌 1차 라운드 11경기가 지난 상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구단의 모든 운영이 ‘리그 우승’에 맞춰 있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 관계자는 “팬 없는 우승은 의미 없고, 또한 K리그 ‘전체의 발전 없는 몇 구단 만의 잔치’로는 리그가 생존할 수 없다”며 “앞으로 문수축구경기장 4만 좌석이 홈 팬에게도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 변경된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