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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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가?
  • 경상일보
  • 승인 2022.05.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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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았는가? 오늘날의 인류는 전기가 없는 세상은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 ‘모든 길은 로마로’가 아니라 ‘모든 길은 전기로’란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세상이다. 산업용에서부터 가정용에까지 전기가 사용되지 않는 것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동차나 가스레인지와 같이 휘발유나 가스를 사용하던 것들이 현재는 전기자동차나 인덕션으로 모두 전기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일상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전기에 대한 어려운 전문지식을 벗어나 현대인들이 알고 있으면 유용할 수도 있는 필요한 상식적인 전기발명에 대한 두 천재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전기에는 가정의 콘센트를 통해 사용하는 전기제품(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은 220V의 교류(AC: Alternating Current)를, 모바일 폰과 같은 충전기나 건전지를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은 직류(DC: Direct Current)를 사용한다. 이러한 두 종류의 전기는 천재 공학자이며 비운의 물리학자인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와 전구의 발명과 더불어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라는 명언을 남긴 천재 발명가이자 전설적인 사업가인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이 각각 교류와 직류의 송전방식을 체계화시키며 전기를 발명했다.

테슬라는 어린 시절 나이아가라 폭포를 그린 판화를 보며 물의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꿈을 가지며 자랐다. 결국 자신이 발명한 ‘유도전동기’로 세계 최초 수력발전소를 만들어 뉴욕에 교류 전기 공급을 실현하게 된다. 교류의 장점은 발전소에서 발전된 전기를 고전압(최근에는 765㎸)으로 송전하여 변전소를 거쳐 가정이나 공장에 오기까지 장거리 전송 시 전력손실이 적으며, 고전압을 쉽게 낮추거나, 저전압을 쉽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전자기파 복사는 교류의 단점으로 꼽힌다. 이는 자동차를 타고 고전압이 흐르는 철탑 주위를 지날 때 라디오 음의 전파방해(잡음)가 생기는 원인을 제공하고 또한, 사람의 신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디슨은 어린 시절 알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시키려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이러한 호기심으로 백열전구, 전선, 전기모터, 발전기 등을 발명했으며, 여기에 사용되는 전기를 모두 직류로 사용되도록 개발했다. 1882년 9월 뉴욕시에 최초로 증기기관으로 운전되는 대규모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110V의 직류송전계통을 이룩해 내고 기업화했다.(지금의 GE(제너럴 일렉트릭)). 직류의 장점은 이론적으로 장거리 전송에 있어서는 전자기파의 복사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적고, 유사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쉽게 전력망을 분리할 수 있으나 장거리 전력 전송 시 전선의 두께가 굵어져서 저항의 증가로 에너지 손실이 크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전기사용처(가정이나 공장)가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기에 많은 수의 발전소가 필요한 것이 단점이다.

재미있는 사실 중의 하나는 테슬라가 에디슨 회사에 근무하면서 에디슨의 직류발전기 성능 향상 프로젝트의 대가로 5만달러(현재 화폐로 약 100억원)를 약속받았다. 성공 후 에디슨은 “테슬라, 자네는 미국식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군!”이라고 말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테슬라는 퇴사하여 경쟁사인 웨스팅하우스로 이직을 하게 된다. 그 후 두 천재는 교류와 직류의 송전방식 문제로 ‘전류 전쟁’을 하였으며, 수많은 논쟁 끝에 테슬라의 승리로 끝났고, 전 세계의 전력망은 교류로 송전하게 되었다. 100년이 지난 후 현재의 직류는 전송 거리 제한에서 자유롭고 효율성이 좋아졌다.

최근의 전기자동차 시대에서는 두 방식의 전기가 모두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교류를 직류로 바꾸어 배터리에 충전시켜 사용하거나 직류를 바로 충전하기도 한다. 또한, 자동차의 구동에 필요한 모터는 소음, 진동 그리고 효율성 때문에 교류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 안성맞춤인 직류가 다시 사용되고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에서 100년 전의 에디슨의 사고가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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