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박모(22)씨는 최근 같은과 친구들과 학교 밖에서 먹던 점심 횟수를 줄이고 주 1~2회 학생식당(이하 학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외식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모씨는 “예전에는 맛이 없다고 멀리 했던 학식이었는데 외식비가 오르고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이 정도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식사면 한끼치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48)씨는 얼마전 회사에서 점심가격을 올리자 이번달 점심을 신청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다니고 있다. 회사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달 점심가격을 3만원이나 인상했기 때문이다. 김모씨는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지만 3만원은 심했다”며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건강한 집밥을 먹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외식비가 오르면서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점심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에 비교적 싼 가격대의 학식이나 편의점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울산지역 삼겹살 외식비(200g)는 1만5369원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1031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칼국수(8100원)는 1년전에 비해 900원 올랐다.냉면(8600원)은 +600원, 비빔밥(8400원)·짜장면(6200원) +500원, 김치찌개 백반(7200원) +300원, 삼계탕(1만3400원)·김밥(2700원) +200원 각각 인상됐다.
울산지역 대학가 학식가격이 신종코로나 전후로 가격 변화없이 4500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에 학식이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날 점심시간 찾은 울산지역 대학교 식당에는 끼니를 해결하러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한창 사람이 몰릴때는 식사 대기줄이 5분을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시간 대학가 근처 편의점에도 삼삼오오 모여앉은 학생들이 샌드위치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었다.
편의점 사장 A씨는 “도시락 가격이 4500~4900원까지 올라 오히려 도시락 매출은 줄었다. 2000원대의 샌드위치나 삼각김밥이 인기가 많다”며 “치솟는 물가에 다른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른 물가에 음식 가격이 오른 식당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도시락 가게 아르바이트생은 “본사에서 1~2주 전에 도시락 가격을 인상했다”며 “평균적으로는 400~500원, 많게는 10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일부는 아예 식사비를 아끼기 위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울산지역에 거주하면서 대학교를 다니는 B씨는 “외식비에 비해선 학식이 싸다고는 하지만 용돈을 받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며 “공강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온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