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가 5월 기준으로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일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울산지역 경제고통지수는 8.8을 기록했다. 전국평균(8.4)보다 0.4p 더 높게 나타났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가늠하기 위해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다.
지난달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 실업률은 3.5%였다. 이를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8.8이다. 고용지표가 계절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동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2008년 5월(9.1) 이후 최고치다. 이는 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10월(5.3%)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들어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5.3% 가운데 가공식품·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2.90%p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8월(7.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계에 대한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와 국내 소비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7%로 올려잡았다. 실업률은 작년(3.7%)보다 하락한 3.1%로 전망했다.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경제고통지수는 7.8이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7.9) 이후 연간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필수 소비 품목인 먹거리 가격의 상승은 서민층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료품·외식비의 명목 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42.2%로 5분위(13.2%) 및 전체 가구 평균(18.3%)보다 컸다.
이날 국내 경제고통지수 통계를 분석해 자료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고물가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원자재 공급원 다변화 등 고물가의 장기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