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온산앞바다에 추진되는 남신항 2단계 개발사업이 신종코로나와 지속되는 대내외 무역환경 악화, 글로벌 물가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민간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온산국가산업단지를 배후에 두면서 항세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온산항 일원에 제때 부두시설이 확충되지 못할 경우, 기업체들의 수출전략 차질은 물론 항만 효율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기개발에 보다 강력한 행정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울산항만공사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남신항 2단계 개발사업은 총 8개 선석이 개발된다. 이 사업은 4차 항만기본계획에 포함돼 오는 2030년까지 개발될 예정이다. 오일허브 2단계 2선석(20만DWT), 유류부두 1선석(20만DWT), 석탄부두 1선석(4만DWT), 기타광석부두 2선석(5만DWT, 2만DWT), 목재부두 1선석(5만DWT), 철재부두 1선석(3만DWT) 등이다.
이 중 2개 선석이 개발되는 기타광석 부두의 경우 항만공사가 지역 기업체를 상대로 개발의사를 타진한 결과,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대기업 2곳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투자와 관련해 검토만 할 뿐 적극적인 투자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남신항의 깊은 수심과 고가의 사업비가 기업체들이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타 광석부두를 축조하기 위해 드는 사업비는 5만DWT의 경우 1096억2300만원, 2만DWT는 931억2600만원이다. 또한 기타 광석부두의 인근 수심은 27.5m로, 수심이 깊은 남신항 부두 개발사업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외곽시설인 남방파제 2단계(3.1㎞, 9374억원)와 남항 방파호안(1.4㎞, 2337억원) 건설사업이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항 방파호안은 지난달 준공을 마쳤으며, 3단계로 나눠진 남방파제 2단계는 2-3공구(0.9㎞)가 2025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0월 축조공사에 들어갔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전용부두가 있다. 사업과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투자를 하겠다고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기타 광석부두(2선석) 외 나머지 선석들은 공기업인 울산항만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항만공사에서는 본항 석탄부두를 신항으로 이전 배치 및 개발하는 것과 목재·철재부두 개발을 본항 부두 기능 이전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오일허브 2단계 사업은 한국석유공사에서 에너지 허브로의 기능확대(LNG, 수소) 등을 토대로 검토를 진행 중이다.
신항만 개발사업이 오일허브 사업과 연계되는 점을 고려하면 동북아 에너지허브로의 도약을 위해서라도 남신항 2단계 개발계획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남신항 개발사업의 경우 품목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다르다. 잡화부두는 물류회사들의 관심이 크지만 기타광석부두의 경우 전용화물을 처리하는 시설이다보니 직접적인 수요자를 제외하곤 투자자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