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서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13일 사상 최초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빅스텝에 여름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99%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64%는 한은이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예상대로 빅스텝을 밟는다면 처음으로 연속 3차례 인상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기준금리는 4월, 5월에도 각각 0.25%p 인상된 바 있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물가가 꼽힌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추가로 전기 및 가스요금도 인상돼, 다음 달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앞으로의 1년 물가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3.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을 이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큰 폭의 금리인상 이뤄질 경우 주택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울산 아파트 거래건수는 720건에 그쳤다. 6월 신고 접수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아직 보름가량 남았지만 현재까지 거래량으로 보면 전월 거래량(1268건)에도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좀처럼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다.
앞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고 상단이 연 6%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63~5.82%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 올 연말에는 최고 7%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선 이자부담이 커지면 빚을 내서 집을 사기가 어려워진다. 울산 중구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쌓여있지만 금리가 이렇게 높아져서 매수하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넘치지만 매수세가 없다”면서 “최근 장마 기간이 겹친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매수세 위축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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