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평짜리 방앗간서 수출기업으로 탈바꿈
상태바
17평짜리 방앗간서 수출기업으로 탈바꿈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07.1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민 옛간 대표가 ‘참기름, 울산에서 미국까지’를 주제로 제3기 경상일보 차세대 CEO아카데미 ‘향토브랜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3기 경상일보 차세대 CEO아카데미 9강은 향토브랜드 특강으로 진행됐다. 이날 특강을 맡은 박민 옛간 대표는 ‘참기름, 울산에서 미국까지’를 주제로 ‘옛간’의 역사와 미래사업 전략 등에 대해 강연했다.

박민 대표는 옛간의 창업 당시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옛날 방앗간’이란 뜻의 옛간은 할아버지이신 고(故) 박일황 옹이 1959년 북구 강동동에 조그만 참기름 방앗간을 연 것이 시작이다. 아버지에 이어 2010년부터 제가 물려받아 3대째 운영하고 있다”면서 “창업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 옹은 아내가 수확한 질 좋은 참깨를 보고 어릴 적 고향 장생포에서 봤던 고래기름 짜는 틀에서 영감을 얻어 ‘나무 찜 누름 틀’을 개발했다. 이 틀로 만든 참기름이 진하고 고소하다는 평을 듣자 본격적으로 방앗간을 열었다. 이어 폴리텍대학 배관과 교수였던 아버지가 계승해 1970년대 시중의 착유기와 찜 누름틀을 접목한 방식으로 지금의 ‘옛간 찜 누름 틀 기계’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영세하고 소규모였던 방앗간은 손자인 박민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기업형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10년 전 어느 날 문득 ‘방앗간이라는 단어 하나만 바꾸면 식품기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가업을 잇기로 한 그는 과감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방앗간 일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상당수의 젊은 청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혹은 대도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내가 있는, 바로 여기가 가장 좋은 시작점이 될 때가 많다. 멀리서 찾기 보다는 주변을 먼저 둘러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작은 바닷가마을의 17평짜리 방앗간이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브랜딩’이었다. 60년 전통의 노하우와 생산기술은 이어가되, 현 시대 트렌드에 맞게 브랜드화를 시도한 것이다.

현재 옛간이 만든 제품들은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울산은 물론 서울, 경기, 제주 등 전국 100여 곳의 호텔과 백화점, 마트, 유명 식품 프랜차이즈 등과 거래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한 옛간은 쿠팡, 네이버 등 국내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해외로의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일본 수출이 본격화되고, 현재 준비 중인 미국 수출은 올해 안으로 준비 작업을 마쳐 내년부터는 미국 수출길에도 오를 예정이다.

끝으로 박 대표는 “옛간은 토마토 케찹으로 유명한 ‘하인즈’와 같은 기업이 되고자 한다. 케찹이 그랬듯 참기름 역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될 것 이라고 믿는다”면서 “60년 전통 노하우와 생산기술을 집약한 옛간이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는 글로벌 식품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장생포 수국 절정…한여름의 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