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로컬푸드지원센터 부지 변경으로 38억 ‘헛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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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로컬푸드지원센터 부지 변경으로 38억 ‘헛돈’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2.07.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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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이 농가 소득향상 등을 위해 추진한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가 부지매입을 완료한 상태에서 사업부지를 변경하면서 수십억원의 예산이 ‘매몰비용’으로 처리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기존 매입부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될 경우 ‘제2의 서생 영어마을’ 사태가 재연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농가 소득향상과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총 91억6500만원을 들여 언양읍 구수리 일원 2만3306㎡ 부지에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384㎡ 규모로 원자재 창고, 선별장, 저온저장고, 절단·가공실 등이 계획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17년 진행된 타당성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2018년 부지매입 후 2023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군은 이 과정에서 부지매입비(32억9800만원)와 부대비용(4억7000만원) 등 총 37억6800만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1월 울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이 청량읍 율리로 이전하기로 확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군은 농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과의 연계 추진을 위해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이전 타당성 용역’을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했다.

용역 결과 통합지원센터를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 설립하는 것이 농업시설 집적화에 따른 운영의 효율성과 활용도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사업부지 변경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구수리 일원에 추진되던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울주군의회 경제산업국 농업정책과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사업부지가 변경 추진되면 새로운 부지 매입비용 수십억원이 또 다시 소요되는데다, 준공 시점도 당초보다 4~5년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영철 의장은 “사업부지를 변경하면 구수리 부지 땅값과 부대비용까지 합쳐 군비 38억원이 사실상 매몰되고, 새로운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또 다시 예산을 투입해야될 상황”이라며 “특히 지역의 농산물 80%가 서부권에서 생산되는 만큼 사업부지 변경이 타당한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사업부지 변경 추진에 대해 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기존 매입부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제2의 서생 영어마을’ 사태가 재연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생면 영어마을 부지는 국제고 추진 계획이 무산되면서 10년 넘게 방치됐었다.

군 관계자는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사업 부지 변경은 활용도와 효율성, 접근성 측면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라며 “기존 사업 부지에 대해서는 공공용지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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