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분란 자초 우려” 비대위체제 전환 신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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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분란 자초 우려” 비대위체제 전환 신중 입장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2.08.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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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수
▲ 서병수

국민의힘 지도부가 ‘자중지란’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급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울산출신 서병수(울주) 의원과 같은 당 5선으로 ‘친형’인 서범수(부산진갑) 의원의 ‘브라더’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서병수·범수 의원은 국회 사상 첫 ‘형제 국회의원’이다.

이준석 대표가 장외전에 연일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에서 나아가 조기 전당대회 개최쪽으로 급물살을 타게 될 경우, 자칫 당헌·당규에 반하면서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형제’가 새삼 주목 받고 있는 배경엔 정치적 무게감에다 감정적 접근방식보다 비교적 합리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 서범수
▲ 서범수

형인 서병수 의원은 한나라당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두루 거친데 이어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준비위원장과, 당헌당규 등을 손질하는 등 최고위 상징적 당직인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또 경찰대학 학장 출신인 동생 서범수 의원도 평소 신중하면서도 합리성을 중시한다. 때문에 여의도 정가에선 이들 ‘브라더’에 대해 ‘신사형 정치인’이라는 닉네임도 붙어 다닐 정도다.

서병수 의원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려면 합당한 명분과 당헌당규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것이 없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에 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 의결 권한이 있는 전국위 의장인 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직무대행 체제로 가자고 결정한 뒤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 유출과 최고위원 강제 사퇴 말고는 상황 변화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로 가면 당헌당규상 해석상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제명되는 셈이나 마찬가지인 이준석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불씨를 안고 가는 것보다는 쉽고 순리적인 방안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권 원내대표가 최고위원을 얼마든지 충원할 수 있다”고 했다.

동생 서범수 의원 역시 최근 초선의원 가운데 32명이 참여한 비대위전환 동의서에 서명을 유보했다.

서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자중지란에 직면한 상황에서 집단행동을 보이며 한쪽으로 몰고가게 되면 더 큰 분란을 자초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한쪽 편을 드는 모습으로 가면 안된다. 합리적인 해법으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형제’의 이러한 신중한 입장은 당 지도부 가운데 ‘친 이준석’측으로 분류되는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의 강력반발 기류를 유연하게 접근하는 한편 연착륙 필요성을 염두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이준석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로 가기 어렵다. 법원에서 보면 비대위로 가는 게 꼼수로 보일 수 있다. 비대위는 당원권 6개월 정지가 아닌 제명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하면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된다”고 ‘절차상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정치적 명분도 찾지 못했고 원칙적으로 당헌당규상 명분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집권 2개월여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한 집권 국민의힘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 될지 주목 되는 가운데 이들 ‘형제’가 제시하는 합리적 제안에 대한 평가 역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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