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현대자동차·기아가 발표한 8월 납기정보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출고 대기기간이 전달 보다 더 길어졌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반도체 사용량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전달 16개월에서 17개월 이상으로 대기기간이 1개월 더 늘어났다. 이달에 계약해도 2024년 초에나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투싼 하이브리드 역시 출고 기간이 지난달 12개월에서 이달에는 13개월로 길어졌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차량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이 5개월에서 6개월로 한 달 더 밀렸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전달과 마찬가지로 차량 출고까지 18개월이 걸린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도 전달 6개월에서 이달에는 9개월로 출고 대기가 길어졌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전달과 동일하게 각각 17개월, 18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출고 적체는 코로나 이후 촉발된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혼란이 주원인이다. 지금은 해제됐지만 얼마 전까지 중국 상하이가 봉쇄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출고 적체가 심해지자 중복 계약자가 늘어나면서 실제 수요와 거리가 먼 허수 물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주문대기물량은 115만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국내 주문대기 물량은 상반기 기준 64만대, 기아는 51만대에 이른다.
향후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해소되면 생산이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출고대란은 단기간에 풀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수출 중심으로 생산확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출물량을 중심으로 생산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내수시장에서 출고적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의 상황도 비슷하다. 포르쉐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기 차량은 최대 4년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기아 EV6의 경우 출고 대기기간이 전달 18개월에서 이달에는 14개월로 4개월 단축됐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도 6개월에서 5개월로 한 달 당겨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종별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출고 지연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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