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비대위체제 유지 기간에 따라 당권 경쟁자들의 유불리도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월 전후까지 2~3개월이냐, 아니면 당 개혁프로그램의 ‘숙련기간’을 거친 뒤 내년 2~3월까지 유지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부상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경쟁구도는 울산출신 4선 김기현(남을) 전 원내대표와 ‘대선 3수’ 경력의 안철수 의원 등 2강체제가 유력하다.
하지만 비대위 체제가 내년 초께로 넘어가게 될 경우엔 현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4선출신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도 당권 도전이 유력한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출 룰은 당원 70%:일반국민 여론 30%로 되어 있다. 당심을 누가 잡느냐가 최대 변수인데, 상황에 따라선 민심이 당심을 역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기현의 숨은 전략은
차기 당권도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 전 원내대표는 가능한 오는 10월 전후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안정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김 전 원내대표의 숨은 전략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A(일반국민여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그는 “당 지도체제를 빨리 안정화시키고 정상으로 돌아가게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고, 그와 동시에 대통령비서실과 행정 각 부처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당 지도체제 개편과 함께 대통령실 쇄신도 필요하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빠른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원내표는 연이은 방송출연 및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이 빨리 정상화된 다음에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를 리드해나가야 한다. 정부가 하는 걸 뒷북 치듯이 할 것이 아니다. 사전에 일일이 간섭하면서 민심을 반영하는 형태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주호영 비대위’ 출범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혼돈으로부터의 빠른 탈출이 절실하다.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하루빨리 질서 있는 회복을 통해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엄중한 명령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했다.
◇안철수의 숨은 전략은
안철수 의원의 전략 역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과 함께 사실상 ‘윤핵관’(윤대통령의 핵심관계자)들의 지지를 통해 대중성의 연결 고리를 강점으로 꼽고 있다.
20대 대선가도 막판 윤석열 대통령후보를 전격 지지하는 형식의 입당을 계기로 ‘당심’(당원들의 마음)을 잡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측은 이미 차기 당권 프로그램을 은밀히 준비중인 것으로 여권 인사들이 전했다.
안 의원은 9일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만약 전당대회가 몇 월이 될진 모르겠지만, 시작이 된다면 이렇게 답을 드릴 것”이라면서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권도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안 의원은 또 전대 시기에 대해 “어떤 분은 9월, 어떤 분은 11월 아니면 그 다음 분은 1월, 아마 제가 이렇게 어제 여러 분들 만나서 얘기 들어보니 세 개 정도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것 같다. 전적으로 공론화 과정에서 결론이 나온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당내 일각의 ‘윤핵관 2선 후퇴’ 주장에 대해선 “윤핵관이란 용어 자체가 이 대표가 만든 말이다. 당 내부를 서로 분열시키는 그런 용어로 지금 쓰이고 있다. 앞으로는 그런 말들을 안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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