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중리마을 실향민들이 故 김성도씨를 위한 공덕비 건립을 요청해왔다. 고 김성도 씨는 1916년 당시 청량면 중리마을에서 태어났고, 농사를 지어 평생 일군 땅 중 5600여㎡를 청량초등학교(당시 청량국민학교) 신리분교 건립 부지로 기증했다.
수몰민과 향토사학자 등에 따르면 회야댐 인근에는 중리·신전·신리·양천 등 4개 마을이 있었는데, 이 지역에는 학교가 없어서 5~6㎞ 가량 떨어진 청량초등학교까지 가야했다. 학교가 멀다보니 등교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더욱이 여름철에는 폭우나 홍수 등으로 회야강이 범람해 결석하는 날이 많았다. 따라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마을 인근에 초등학교를 세우는 게 숙원이었다.
1962년 울산이 시로 승격하면서 울주군청과 경남도교육청은 마을 인근에 학교를 세우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문제는 학교 부지였다. 많은 돈이 필요한 학교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골몰하고 있던 차에 김씨가 자신의 땅을 기증했다.
이후 주민들의 협조 속에 학교 건립이 신속히 이뤄져 청량초등학교 신리분교로 1963년 11월에 인가를 받은 뒤 이듬해인 1964년 9월1일 문을 열었다. 학생 수가 늘면서 1972년에는 신리초등학교(당시 신리국민학교)로 승격됐고, 1996년 2월20일 제23회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그해 2월28일 폐교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신리분교 터는 자취가 거의 사라졌고 잡풀만이 무성한 상태다.
실향민들은 “평생 농사로 일군 땅을 기증해 학교를 건립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땅이 교육청 소유가 됐다”며 “김성도씨 공덕비 건립은 교육청 차원에서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례가 없어 공적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등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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