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조성 박차…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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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조성 박차…과제 산적
  • 이춘봉
  • 승인 2022.08.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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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태화강국가정원 / 자료사진
울산태화강국가정원 / 자료사진

울산시가 김두겸 시장의 공약인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조성’ 이행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시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인데, 하천 점용 허가는 물론 3000억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비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는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조성을 위해 오는 9월 중으로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용역비 1억5000만원을 편성했고, 2022년 제2회 추경안이 통과되면 즉시 용역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의 등록 공연장은 총 26곳이지만 500석 미만인 소규모만 23곳에 달한다. 1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은 불과 1곳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1곳인 제주와 함께 최하위권이다.

공연장 부족으로 명품 공연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김 시장은 대규모 전문 공연장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는 당초 1500석 규모의 공연장 조성을 준비했지만 3000석 수준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김 시장의 지시에 따라 규모를 크게 늘렸다. 시는 오페라하우스 2000석, 음악당 1000석 등으로 구성된 다목적 공연장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공연장은 중구와 남구를 가로지르는 태화강 위에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장을 건립해 울산의 랜드마크로 만들기로 했다.

시가 세계적 공연장 조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크게 두 가지로, 하천 점용 허가와 사업비 확보로 구분된다.

우선 태화강은 국가하천인 만큼 영구 구조물 설치와 관련해서는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하천 위에 건물 건립을 허가한 전례가 없어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일한 예외인 서울마리나센터는 한강 위에 건립한 영구 구조물이지만 하천 점용 허가를 받는다는 측면에서는 울산과 입장이 다르다. 서울마리나센터는 한강공원 개발구역 내에 위치해 하천 점용 허가권이 환경부에 있지 않고 서울시에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일단 낙동강환경청과의 협의에 집중하는 한편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태화강 위가 아닌 둔치 등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서울 세빛섬처럼 플로팅 기법을 활용할 경우 하천법이 아닌 선박법을 준용하는 만큼 인공섬 형태로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규모 확대에 따라 1000억원에서 3600억원선으로 뛰어오른 사업비 마련도 숙제로 떠오른다. 공연장 건립은 지방 이양 시업으로 전환돼 국비 확보가 곤란한 만큼 시는 일단 시비에 민자를 유치해 사업비를 확보하고, 일부는 국비도 확보하는 방안을 타진한다.

현재 건립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롯데그룹이 1000억원을 기부했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일모직이 기부채납하는 등 지방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민자가 투입된 사례가 있는 만큼 울산 역시 민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미 건립된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부산·인천 등에서도 오페라하우스를 잇따라 추진 중인 상황”이라며 “후발주자인 울산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 국제공모를 실시하는 등 태화강이라는 환경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건축물을 조성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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