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찾은 북구 신현동 20 일대. 무룡천과 정자천이 합류하는 이곳은 바닥이 준설되지 않아 퇴적토로 가득했고, 그 위로 무성하게 자란 수풀이 바닥을 뒤덮었다. 얕게 흐르는 물 위에는 쓰레기 등 각종 부유물이 떠다녔다.
이곳은 두 개의 하천이 만나는 지점이지만 하천 폭이 좁고 하천 바닥이 그리 깊지 않아 비가 내릴 경우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곳이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큰 비가 올 때마다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농경지가 물에 잠겨 호박, 고추 등 농작물이 물에 떠내려간 것은 물론이고 집안에 물이 들어차 무릎까지 잠기는 등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북구에서는 매년 사업비 300만원가량을 투입해 하천 준설 작업을 실시하는 등 정비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울산 지역의 강수량이 적어 하천 준설 작업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하천 내 물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가득해 늦은 태풍 내습 시 또 다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하천 준설을 하더라도 시일이 지나면 다시 퇴적토가 쌓이는 만큼 땜질 처방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A씨는 “5~6년전부터 울산시와 북구에 지속적으로 하천 범람 피해를 호소하며 제방을 1m정도 높여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게 없고 피해만 계속되고 있다”며 “시에 민원을 제기하면 구청 소관이라 하고, 구청에 말하면 시에 예산을 요청하겠다는 말만 하며 서로 미루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 7월 울산시에 정자천 일대 하천정비 공사 시행을 위해 사업비를 신청했다”며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지방 하천 유지관리 비용으로 홍수 방호벽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재권 수습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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