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전당대회 지도부는 이날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 이런 내용이 담긴 당헌 개정안이 최종 부결됐다고 변재일 의장이 발표했다.
안건은 재적 중앙위원 566명 가운데 267명(47.35%)이 찬성, 과반에 미달했다.
중앙위원회는 전국대의원대회의 개최가 곤란할 경우 그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는 당의 대의기구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지역위원 등 광범위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80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날 개정안의 부결은 당헌 제80조 개정안과 제14조의2 신설안에 대한 당내 이견이 표면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조항 모두 당내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당헌 제80조 개정안은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당무위 의결을 거쳐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규정이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 수사’로 악용될 수 있다며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개정 논의가 공론화됐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는 당직 정지 기준을 ‘기소’가 아닌 ‘하급심의 금고 이상 유죄판결’의 경우로 바꾸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반면 비이재명계에선 당 대표 선출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를 검·경 수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탄용 위인설법’ 아니냐며 반대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비대위에선 기소 시 당직 정지 규정은 유지하되 구제 조항을 수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정치 탄압 등이 인정될 경우 당직 정지를 취소할 수 있는 주체를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절충안은 지난 19일 당무위를 통과했으나 이날 중앙위 문턱은 넘지 못했다.
당헌 제14조의2 신설안은 ‘권리당원 전원투표는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이라고 규정하고, 당원투표를 실시하는 경우 등을 명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도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선 강성 당원의 여론으로 당을 장악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반발했다.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를 무력화하고 결과적으로 이 후보가 팬덤을 앞세워 당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전준위와 비대위 논의 과정에서는 전혀 공론화되지 않다가, 19일 당무위 결정을 통해서야 외부에 알려지는 등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절차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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