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년래 최고…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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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년래 최고…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심화
  • 이형중
  • 승인 2022.09.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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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급으로 치솟으면서 산업수도인 울산경제에 암초로 부상하고 있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부르고 무역수지 등 대외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고환율, 고물가·고금리 촉발 요인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62.6원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08년 금융위기급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고환율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화의 가치 하락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8월 울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6개월 만에 확대 행진을 끊어냈지만,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사태 동향 등 대외변수의 방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고환율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요인… 수출에 큰 도움 안 돼

과거와 달리 환율 상승은 우리 기업에도 큰 호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을 지급해야 하는 항공사들은 이미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인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미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하반기 업황 악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원유 도입 과정에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정유업계는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 업계는 환율이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가 얽혀 득실을 따지기 어렵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이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하는 경우 수입은 3.6%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0.03% 늘어나는 데 그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원자재가격과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출보다 수입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부르고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스태그플레이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석현주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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