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70원대에서 마감했다.
환율 급등 영향으로 코스피는 장중 한때 2400 아래로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2400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371.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1365.0원에 개장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운 뒤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오전 11시13분께 137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4월1일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중국의 도시 봉쇄,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차질 등 달러 강세 재료로 원화 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강달러를 부추기는 연준의 긴축 강화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뉴욕과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총재 등은 최근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국이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33개 도시를 봉쇄하고 나선 점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이런 우려가 달러당 위안화 가격을 7위안 근처까지 끌어올리며 원·달러 환율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269선까지 치솟았다. 2002년 6월19일(110.539) 이후 20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초강세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도 한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말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보다 21억8000만달러 줄어든 436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3p 내린 2403.68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66p 오른 2410.07로 개장해 장중 2424.77까지 올랐다가 개인과 외국인 매도세에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장중 2392.63까지 떨어졌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7월27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역외 위안화 및 유로화의 약세 압력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1370원까지 급등하며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인 여건을 제공했다”며 “시총 상위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45p 내린 771.4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05p 내린 784.83에 시작해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