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안전위해 근무시간 조정·반차 권장
5일 현대중공업은 총 4단계의 태풍 위험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하고,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날 HD현대 권오갑 회장은 현대중공업을 찾아 직접 태풍상황실과 현장을 둘러보며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권오갑 회장은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없도록 작은 부분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도 위험이 있는 선박 블록 및 크레인 등 구조물에 대해서도 고정·결박 조치를 하고, 공장 출입구에는 차수막과 방수포, 모래주머니 등으로 침수에 대비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6일 오전 휴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만4000여 명인 원하청 근로자 출근 시각이 기존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바뀌고 퇴근 시각은 평소와 같다. 오후에는 태풍 이동 경로를 고려해 정상적으로 근무할 계획이다.
또 다른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같은 기간 휴무를 시행한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과 달리 6일 오후에도 필수 인원을 제외한 직원들에게 반차를 권장할 예정이다.
울주군 소재 조선업 중견기업인 세진중공업은 아예 6일 하루 휴무하기로 했다. 이들 조선업체는 주요 작업 자체가 바다와 맞닿은 독(dock)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태풍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큰 곳이다. 현대제철 울산공장은 근로자 안전을 고려해 6일 오전 0시40분부터 야간 6시간과 오전 6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주간 5시간 동안 강관 및 경량화 제품 제조 작업을 중단한다.
현대자동차도 생산 1직은 11시30분 출근(2직 정상출근), 사무실 근무자는 12시30분 출근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석유화학 등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는 대다수의 장치산업들은 제조업종 특성상 설비 보호 및 가동이 최우선인 만큼 근무시간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일부 석유화학업체는 근무 시간과 방식을 조정했다. 에쓰오일은 주간 근무자 출근 시각을 기존 오전 8시30분에서 오전 10시30분으로 2시간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공정 가동을 위한 필수 인력은 정상 출근하되, 지원 업무를 맡는 사무직 등은 오전에 재택근무한다.
◇비상대책방 인원 증원·태풍 영향권 현장 공사 중단
울산항만공사는 비상대책반 인원을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때와 비교해 3배 증원하고, 수방자재 보관함을 추가로 사전 비축했다. 수방자재 보관함 안에는 플러드백&플러드배리어(모래주머니 대체품), 우의, 장화, 일반삽, 곡괭이, 비닐, 척막, 눈삽 등 수방자재 18종이 들어있다.
울산해양경찰서 역시 가장 강력한 단계인 비상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부서별 인력을 보강·증원했다.
울산지역 유통업계도 시설물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 매뉴얼에 따라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옥상정원 7층에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 휠 운영을 지난 4일부터 중단했다. 또 강풍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현수막을 제거하고 광장의 의자를 고정하는 등 태풍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장해 대응하고 있다.
태풍이 울산지역을 관통하게 되는 6일 오전 울산지역 내 대부분의 건설현장 공사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건설사들이 힌남노 북상에 따라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타워크레인이다. 2003년 경남 지방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매미’가 상륙했을 때는 전국에서 타워크레인 52대가 쓰러졌다.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날씨의 영향도 받는 만큼 철거하지 못한 크레인은 하부를 제대로 고정하고 바람에 전복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교체와 설치에는 2~3일이 걸리지만, 이 작업을 하려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전문업체가 와서 해야 한다. 바로 해체할 수 없는 만큼 흔들리는 물건은 제거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권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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