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이 더 커졌지만, 우리나라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커졌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이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3조4455억원(1757조9000억원×78.4%×0.25%) 늘어난다.
앞서 지난 6월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도한 변동금리 비중에 대한 걱정을 내비친 바 있다.

변동금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고정금리가 약 0.4%p 더 높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8일 기준 연 4.450~6.426%,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4.070~6.330% 수준이다.
한편 12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국민·신한·농협·우리·하나·기업은행 등 6대 은행과 주금공은 오는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주택담보 대출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금공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이고, 저소득 청년층(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은 연 3.7%(10년)~3.9%(30년)가 적용된다.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라면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