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포스코의 공장 재가동 세부 계획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말까지 전기강판 공장을 정상화하고 후판 공장은 10월까지, 냉연·열연공장은 12월 초까지 모두 정상 가동하며 3개월 안에 복구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까지 걸리는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열연2공장 같은 경우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스테인리스 등 다른 부분도 정상화에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포스코와 정부의 예측이 이처럼 다른 이유에 대해 “정부는 일정이 지연되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하다 보니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을 보다 보수적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철강 경기가 좋았던 작년 말~올해 초에는 포스코가 하루에 4만t의 쇳물을 만들어왔는데 최근에는 철강 수요가 둔화되면서 3만t 정도로 생산량이 줄었다”며 “가동률을 캐파(생산능력)의 70~75% 정도로만 유지하고 있었다는 의미인데 포스코는 3개월이면 이 정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포항제철소의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이 3개월을 넘어설 경우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전방산업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제품은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쓰는 기본소재지만 워낙 부피가 커 적재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약 한 달치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 두는 게 통상적이다. 포항제철소가 태풍 피해를 입은 지 19일이면 2주째가 된다. 2~3주가 더 지나면 일부 기업들의 철강제품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포항제철소가 생산하는 철강 제품 중 상당수는 대체가 어렵다는 점도 산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포항제철소는 스테인리스스틸(STS), 선재, 전기강판(전기적 성질을 가진 철) 등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포스코로부터 이미 포항제철소 생산 제품의 입고 일정을 지연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재고가 2주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까지 포항제철소 복구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대체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포스코는 스테인리스, 전기강판 등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제품을 광양제철소에서 전환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고객사 소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산업부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철강수급 조사단’은 지난 16일 1차 조사를 위해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산업부는 앞서 14일 철강산업 수해 현장 복구를 총력 지원하기 위해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TF’를 운영하는 한편 민관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을 구성해 피해 상황 파악과 현장 복구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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