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당초 예정된 인상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연료비 부담이 더욱 커짐에 따라 정부가 제도 개편을 통한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10월 전기·가스요금의 인상 폭을 결정짓는 요소는 물가가 될 전망이다. 전기와 가스의 물가 상승률이 18%를 웃돌아 서민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는 탓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가스공사에 따르면 다음 달에는 전기요금의 기준연료비와 도시가스 요금의 정산단가 동시 인상이 예정돼 있다.
우선 전기요금과 관련해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연료비 상승을 고려해 올해 4월·10월 두 차례 기준연료비를 kWh당 4.9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산업부는 내달 기준연료비 인상 때 4분기(10~12월)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함께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 조정요금은 분기마다 조정된다.
산업부는 지난 6월 말 제도를 개편해 3분기(7~9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 인상했다.
당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이고 연간 최대 ±5원이었는데 당시 분기·연간 모두 ±5원으로 확대했고 연간 인상분을 이미 모두 소진했다.
산업부는 4분기에 제도를 다시 한번 개편해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을 5원보다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이 요구한 기준연료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마다 조정되지만, 기준연료비는 언제라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한전이 산정해 최근 정부에 제출한 이번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50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전이 연료비 요인에 따른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4분기 조정단가를 50원 정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현재 조정단가 상한폭(5원)으로는 한전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처럼 도시가스 요금도 다음 달 예정돼 있는 정산단가 인상과 함께 연료비에 연동되는 기준연료비를 동시에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정산단가를 올해 세 차례 올리기로 확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정산단가가 올해 5월 0원에서 1.23원으로, 7월 1.23원에서 1.90원으로 인상됐고 내달 1.90원에서 2.30원으로 다시 오른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