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전 원내대표측은 울산·부산·경남 등 동남권은 물론 TK(대구·경북)권 외에도 전국을 무대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균열
당내 친윤에 대한 ‘이반’은 지난 19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숫자로 확인됐다. 당내 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한 호남 출신 재선의 이용호 의원이 42표를 획득,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후임 원내대표로 밀었던 5선 주호영 의원에 19표 차이로 패배하는 선전을 거둔 것이다.
여기에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브라더’로 불리던 권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갈등 구도가 물밑에서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주호영 추대론’에 거부감을 느낀 의원들과, 역시 이에 동의하지 않았던 장 의원 측 세력이 합쳐지면서 이 의원에게 예상을 웃돈 42표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이런 갈등 구도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차기 당 대표 선출 국면에서 한층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기국회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친윤그룹 내 세력 대결이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권·장 의원의 균열은 일찌감치 감지된 바 있다. 지난 6월 장 의원 주도로 만든 친윤계 의원모임 ‘민들레’에 당시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후 당의 진로를 놓고도 권 의원은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수습을 시도했다. 반면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무게를 뒀다.
◇차기 당권 놓고 대결구도 복잡
내년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권·장 의원 측의 세력 대결은 차기 당권주자들의 행보와 맞물려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이들 중 누구와 손을 잡을지, 또는 2선으로 물러난 권·장 의원이나 정진석 현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선수’로 나설지를 놓고 경우의 수는 여러가지다.
당내에선 저마다 ‘친윤’을 자임하는 정권 초기에 윤핵관 의원 중 누가 더 ‘윤심’에 가까운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장 의원이 주도했다가 좌초된 의원모임 민들레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민들레 모임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 못했지만, 초기 운영진에 참여했던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정국 현안을 두고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들레가 친윤계 최대 규모의 모임인 만큼, 민들레와 당권주자들의 교감도가 차기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선 수면 위로 떠오른 친윤계 분화를 놓고 보수정당을 자멸로 내몰았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정 세력이 득세하면 반대편이 공천에서 ‘몰살’당하는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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