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년간 정 회장은 아이오닉5 등을 통한 성공적인 전기차 전환과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2020년 취임과 동시에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떠맡았다. 팬데믹 확산, 원자재 가격 급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복합적 요인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필두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선진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 2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제치고 사상 처음 판매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66조2985억원, 영업이익은 4조90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액은 14.9%, 영업이익은 38.6% 증가했다. 기아의 올 상반기 매출액(40조2332억원)과 영업이익(3조8405억원) 역시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15.2%, 49.8% 늘었다.
정의선 회장은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평소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사 추정치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올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정 회장 취임 당시인 202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의 행보는 미래 영역에서 더욱 광범위하다. 무인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을 포괄한다. 이들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위상을 끌어올린 것에 비해 정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최근 국제 이슈가 된 IRA는 현대차그룹이 넘어야 할 가장 당면한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공장 준공 시기를 앞당기는 등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 정부의 결정에만 기대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순위 3위에 올랐다. 반기 기준 전세계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이 ‘빅3’에 포함된 것은 유례가 없다”면서 “2000년 10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판매량이 2010년 5위에 이어 올해 첫 글로벌 톱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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