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석달 만에 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을 단행하며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 시대를 맞았다. 가뜩이나 냉각된 부동산 시장이 한동안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의 시름과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2일 기준 4.89~7.176%다. 지난달 말 4.730~7.141%를 기록한 데서 10여 일 만에 0.035%p 올랐다. 특히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당시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는 3.77~6.069%였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 만에 금리 상단이 1%p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매수세가 위축되고, 거래량 감소 및 집값 하락 등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울산지역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번주에도 0.21% 하락했다.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 6월 첫째 주(-0.02%) 조사 이후 19주째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 중이다. 낙폭은 지난주(-0.21%)와 같다.
지난달 21일 중·남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시장에는 관망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전세시장 역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주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0.21% 하락해 12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락폭도 전주(-0.16%) 보다 확대됐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부동산 매매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가속화되자, 준공이 다가올수록 자금 마련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울주군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완공 후 잔금이 부족하면 전세를 놓고, 자금을 확보해 소유권 이전부터 한다. 그런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올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집을 팔지 못한 주인들이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입주 진행중인 울주군 e편한세상울산역어반스퀘어(84㎡)의 경우, 입주 초기인 7~8월만 하더라도 3억원대를 유치하며 3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10월 들어선 2억원~2억3000만원선에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세입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셋값은 떨어졌지만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뛰면서 실제 부담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늘었다.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현재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26~6.57%(2년 만기, 주택금융공사 보증)다.
울산 중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향후 집값 하락세가 예상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췄다”면서 “시장에 급매와 급전세 매물이 늘면서 가격 하락폭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