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걷다’-제6회 울산건축문화제]고품질 건축환경 제공 책임·역할, 남녀 동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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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걷다’-제6회 울산건축문화제]고품질 건축환경 제공 책임·역할, 남녀 동등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10.1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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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정 건축사가 울산 북구 달천동에 직접 설계해 건축한 개인 주택 전경.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여성건축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를 글에 담는다. 나는 건축에 대해, 정확히는 ‘건축사’에 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시작했다. 수능세대로 고3 수능을 마치고 시험 결과에 따라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 그 당시 건축학과는 모 드라마의 영향으로 인기 학과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건축 아닌 새로운 일을 찾아볼 용기와 과감함이 나에겐 부족해 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건축사사무소’에서 일을 하며 경력을 쌓고, 한 분야의 일을 계속한 지금은 ‘건축사’를 취득해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 설계 이후 건축물이 지어지기 전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한 작업. 사진은 전남 광양시에 건축될 초등학교 건물의 사전 기획.
▲ 설계 이후 건축물이 지어지기 전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한 작업. 사진은 전남 광양시에 건축될 초등학교 건물의 사전 기획.

건축사는 공간을 창출하는 종합예술인 또는 디자이너 등으로 일반인들이 생각하고 있고, 지식백과에서는 건축물의 설계 및 공사감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기술자로 명기 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건축사는 영업을 해서 수주를 해야 하며, 주로 구·군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건축 관련법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해낼 자신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사회가 다양해지고 그에 따른 건축사의 역할도 다양해짐으로써 난 건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건물 인·허가 및 착공, 감리 사용 승인 등이 주요 일이었다면, 요즘은 일반 건축일 뿐만 아니라 공공건축가, 도시재생, 사전기획가, 촉진자, 해체감리, 주요 현안에 대한 자문 등의 다양한 일들이 건축사의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 건축사는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고 공적영역에서 보다 품질 높은 건축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람이다. 감리 부실 등으로 건물이 붕괴돼 철거가 시작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모습.
▲ 건축사는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고 공적영역에서 보다 품질 높은 건축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람이다. 감리 부실 등으로 건물이 붕괴돼 철거가 시작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모습.

하지만, 아직도 ‘건축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며, 더 나아가 여성건축사에 대한 편견을 가진 시각이 존재한다.

얼마 전 현장에 감리를 갔을 때, 일하시던 분이 ‘아가씨’라고 부르며 이제껏 본인이 현장일을 하면서 여자 감리를 처음 봤다고 신기해 하던 일이 있었다. 전체 건축사 중, 여성건축사의 비율이 적어서이기도 하겠지만, 호칭 문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또 현장을 장시간 감리했다고 깐깐하다던가, 단시간에 봤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감리라고 하기도 한다.

다른 분야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한 동등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건축사’에 대한, 더 나아가 ‘여성건축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위상을 알릴 수 있을까?

흔히 말해 정말 내 건물을 지어보기 전에는 ‘건축사’를 만나고 알게 되는 기회가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김미정 건축사
김미정 건축사

의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지만, 건축사는 많은 사람의 삶과 일상에 영향을 미치며, 건축사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 때 많은 사람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건축사는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고 공적영역에서 보다 품질 높은 건축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람이다. 이것은 여성 건축사, 남성 건축사 모두 동등하게 가지는 책임과 역할이다.

김미정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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