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여권에 따르면 당내에선 ‘내년 봄 전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당협 정비 폭과 경쟁 후보군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리는 주자들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1월 말 2월 초’ 전대론이 중론이었던 한 달 전과 달리 현재 당내에서는 전대 시기를 늦추는 데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했던 비대위 가처분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비대위 체제가 자리를 잡은 만큼, 서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시급성이 사라졌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여기에 정진석 비대위가 전국 당협 정비에 나서기로 하면서 전대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내년 2월 개최설’은 사실상 힘을 잃은 모양새다.
지도부는 내달 초 조직강화특위와 당무감사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 67곳뿐만 아니라 당협위원장이 있는 당협 일부도 당무감사를 진행해 위원장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당협 정비가 마무리되는 데 서너 달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2월 전대를 넘긴 3월 또는 4월에 전대가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정치권에선 비대위의 당협 정비를 두고 친윤계 세력을 공고히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비윤계 그룹과는 달리 친윤계 그룹에선 당권 주자군이 뚜렷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협 정비 등으로 비윤계 힘을 빼는 한편, ‘이준석 사태’로 흐트러진 친윤계의 전열을 다시 갖출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겐 불리한 요소다.
여기에 당 대표 예비 경선과 결선 투표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높이는 등 ‘전대 룰’ 개정까지 이뤄진다면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된다. 친윤계 후보로 일찌감치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잠재적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으로서도 마냥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비윤계 후보들을 견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전대 시기가 늦춰지면서 당장 내년 초 개각을 계기로 권영세·원희룡 장관 등 내각 인사들이 전대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쟁 후보군이 늘어나는 셈이다.
국회 김기현 의원실 관계자는 “비대위체제가 장기화 될 경우 윤석열 정부을 지원하는 집권당의 구심점이 흐트러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면서 거듭 조기 전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국민의힘 상임고문에 위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은 19일 “윤석열 정부를 돕고 당이 재정비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상임고문직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김기현 의원과 정치적·인간적으로 신뢰관계가 두텁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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