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약자’라는 단어를 7번, ‘취약계층’이라는 단어를 2번 언급했다. 32차례로 가장 많이 사용한 ‘지원’이란 단어도 약자와 취약계층 관련 예산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다수 나왔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 가장 먼저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 지원에 예산과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경제는 13번, 투자는 9번, 산업은 5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국정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약자 복지’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진 ‘약자 복지’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표를 얻기 위한 정치 복지’로 규정하며 그 반대 개념으로 제시한 용어다.
○…시정 연설이 끝난 뒤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향한 곳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자리였다. 두 정당의 의석수는 각각 1석이다.
윤 대통령은 목례하는 용 의원에게 손을 건넸다. 이어 조정훈 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과 연달아 악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조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캐스팅보터’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또 양 의원은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본회의장을 나가 자리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5부 요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와 차례로 고개를 숙이며 악수했다. 최 원장의 경우 5부 요인에 속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의장석으로 이동,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김 의장은 박수로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아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을 국민께 보고하는 자리에, 의원들이 불참하는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은 국민 세금이 반영되는 국정운영 기조를 심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한 특정인의 사당은 아니지 않는가. 공당으로서 책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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